최근 신춘희곡들은 종래 희곡에 대해서 가졌던 어떤 고정된 관념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물의 처리, 무대공간의 활용, 주제의 선택 등에서 매우 다양화 해 가고 있는 좋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자유가 드라마의 형식적 제약에 적절히 컨트롤되지 못해서 오는 결함들이 두드러진 것 또한 금년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는 언어의 절약을 생명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불필요하거나 함축성이 약한 언어의 낭비가 많았음을 지적하고 싶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이정희의<나비아파트 여인들>, 우희천의<어떤 주말>, 고서경의<하느님의 지우개>, 한태숙의<자장, 자장, 자> 4편이었다. 앞의 3작품은 모두 유려한 대사, 연극적 구성의 솜씨를 장점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비 아파트…>는 극의 전반부가 너무 길고 결말이 작위적인 흠이 있었고 <어떤 주말>은 인물간의 상호 관계에서 빚어지는 극 행동이 약해 주제가 뚜렷하지를 못했다
대사의 세련미가 돋보인 <하느님의 지우개>는 그 대신 말을 위한 말의 장난기가 좀 심했고 화가의 죽음이 관념에 머물고 있었다.하느님의>어떤>나비>자장,>하느님의>어떤>나비아파트>
<자장, 자장, 자>는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억제된 행동 속에 생의 처절함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있었다.
매우 그로테스크한 얘기임에도 혐오감이나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것은 이 작품과 작가의 아름다움이었다.
연출을 염두에 두고 쓴 때문인지 그만큼 희곡으로서는 채워져야 될 부분이 많았지만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한 것은 작품의 강한 정서적 충격과 작가의 치열한 정신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약속해 주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김정옥 한상철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