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통금해제·교복자유화 등 빅뉴스로 연휴 들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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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통금해제」의 반가운 소식에서 시작된 신정 연휴기간은 별다른 큰 사고 없이 조용히 보낸 연후였다. 서울명동·무교동 등 번화가와 대부분의 상가와 백화점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한복을 차려입은 행인들이 오갈 뿐 거리는 한산한 편이었다. 그러나 어린이대공원과 고궁·남산타워·개봉극장 등엔 때매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가족들과 손을 잡고 몰려 한복물결로 성황을 이루어 명절기분을 돋우었고 서울역과 강남터미널은 30, 31, 1. 2일 4일 동안 만도 귀성객이 총 32만 명을 기록. 작년보다 1만5천여 명이 오히려 줄었다.

<거리·시장>
설날을 맞은 거리에는 평소보다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이 줄었으나 때때옷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세 배다니기 위해 재잘거리며 종종걸음치는 모습이 시내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남대문·동대문시장 등 대부분의 시장과 백화점은 완전 철시한 상태였으며 몇몇 문을 연 음식점은 갑자기 밀려드는 손님에 미처 음식을 준비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남산·어린이대공원>
각 고궁 및 남산타워에는 평일보다 5, 6배 많은 손님이 모여들어 한복물결이 넘실거렸다.
1일의 경우 창경원은 8천여 명, 어린이 대공원은 1만여 명이 입장해 평일 2천∼3천명보다 4, 5배가 많았고 가족동반이 대부분.
부인·꼬마들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을 찾은 김준호씨(36·회사원·서울 한남동)는『개띠출신의 성실함과 민첩함을 다시 한번 가다듬기 위해 차례를 끝내자마자 왔다』고 했다.
남산타워에는 평일보다 6배 이상 손님이 몰려 주차장은 차량들로 혼잡을 빚기도 했다.

<구로 공단>
구로 공단에 입주한 2백11개 전공장도 1일 하루만 일손을 놓았다.
구로 공단의 5만7천4백75명의 종업원 중 17%인 9천7백여 명이 귀향했고 나머지 종업원들은 평시 일요일처럼 조용히 지냈다.
구로 공단 각 회사들은 1일 귀향하지 못한 종업원들을 위해 회사별로 간단하게 떡국과 과일을 마련, 신년파티를 조촐하게 열어 주기도.
남아 있는 여공들은 회사가 신정휴무에 들어갔으나 시골 고향집은 구정을 지내기 때문에 기숙사나 자취방에서 보냈다.

<극장가>
종로3가·을지로3가 등 극장가에는 1일 상오11시쯤부터 세배를 끝내고 몰려든 학생들과 젊은 연인들이 줄을 이었다.
대부분의 극장들은 하오3시쯤부터는 표가 완전히 매진,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관가>
통금해제조치가 갑자기 내린 지난1일 치안본부를 비롯해 각 시-도 경찰국간부들과 내무부고위관리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산했다.
또 이와 관련된 교통부·서울시·법무부 등 관계부처도 마라톤회의를 소집했다.
뒤이어 교복 자율화조치가 내려지자 문교부·시교위에서도 회의를 열어 대책수립에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한편 매스컴기관도 연일 쏟아지는 메가톤 급 뉴스보도에 평일보다 더 바빴고 특히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일간지는 호외를 두 번이나 발행하는 등 철야근무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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