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잔재 씻어 던진 시원한 조치다"|"자율로 선택에 자부심, 책임감 커져 학생|학부모들은 "원칙 찬성하나 걱정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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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윤석중씨(아동문학가·새싹 회 회장)
정말 시원스런 조치다. 일제 36년 동안에 생겨난 군국주의의 잔재가 해방 36년만에 말끔히 가시게 됐으니….
우리학생들도 이젠 각종규제, 특히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나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스럽다.
김영혁 교장<서울 서라벌고교>
환영할 만한 일이다. 중-고교생들은 연령적으로 어른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강한 시기다. 신체상의 변화와 함께 심리적으로도 성숙해지려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교복과 머리모양을 자율화하면 심리적 억압 감에서 해방시켜 보다 발랄하고 생동적인 기상을 북돋을 것이다. 이와 함께 획일성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정부길 교사<양명수대부여고>
물론 교육의 방향은 획일적 통솔위주에서 다양한 가치추구로 바뀌어야 한다
교복제도자체를 완전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현행제도에서도 교복의 천에 따라 학생들의 계층구분이 나타나고 있다. 값비싼 고급천의 교복을 입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간에 심리적 부조화가 깔려 있어 교육상 어려움이 많다.
양병용씨<학부모·서울 상도동256>
원칙적인 면에선 찬성이다. 복장을 교육의 수단으로 규제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의생활형태를 바꾸는데는 현실적인 여건이 충분히 반영돼야 하리라고 본다.
교복과 머리모양을 자율화한다니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차정화 양<학생·경기여고 3년>
자유가 구속보다 좋다는 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교복을 마음대로 선택해서 입을 수 있게 되면 자기의 옷을 자신이 선택한다는 자부심과 옷을 고르는 안목이 생길 뿐 아니라 그만큼 행동의 자율폭도 커질 것 같다.
자유를 갖게 되면 마음가짐도 잇달아 가다듬어질 것 같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도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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