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측근 "A급 전범 야스쿠니서 분사 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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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가 꼬이고 있다. A급 전범의 분사(分祀) 방안이 해결책으로 떠올랐으나 유력 정치인과 전범 유족, 신사 관계자 등이 5일 한목소리로 이를 거부했다. 분사론은 제2차세계대전 책임자인 A급 전범 14명의 혼령을 야스쿠니 신사에서 분리, 다른 곳으로 옮김으로써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반발을 줄이자는 주장이다.

자민당의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의원은 5일 TV 아사히에 출연해 "(분사를) 신사 측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에 직언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란 평가를 듣는다. 그런 야마사키가 "분사는 무리"라고 공언한 것은 현실적으로 분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분사 논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A급 전범의 유족도 이날 후지TV에 출연해 거부 입장을 밝혔다. 군국주의 일본의 총리를 지내고 패전 뒤 교수형에 처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의 손녀 유후코(由布子)는 "도조 가문이 분사에 응한다는 이야기는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유자와 다다시(湯澤貞) 전 야스쿠니 궁사(宮司.신사의 대표)도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한번 모셔진 혼령은) 영원히 분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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