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곳이 처음이었다. 아버지의 눈물을 본 것은
어느 해 6월 6일 국립묘지 현충탑 내부, 위패봉안관.
수십 폭 병풍처럼 펼쳐진 서늘한 회색 벽면엔
면면마다 깨알처럼 새겨진 검은색 이름, 이름들.
"이분들은 모두 흔적도 찾지 못한 전사자란다.
자, 저기 계신 큰아버지께 인사드려라."
가져온 꽃 한 송이 온 마음 다해
바닥에 떨어뜨리듯 내려놓던 아버지의 손
잊으려 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다 지친 그 표정, 그리고 눈물.
* 6일은 제50회 현충일이다. 현충일 연휴로 해외여행 상품이 특수를 누린 가운데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현충 시설의 방문 빈도'와 '주요 보훈 인물의 행적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