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안] 나흘에 1채꼴 계약 '부동산 판매 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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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중부 뉴저지의 정희덕(49.사진)씨는 '부동산 왕'으로 불린다. 최근 세계적인 부동산 회사 프루덴셜 리얼 에스테이트가 주는 '프루덴셜 체어맨스 골드'를 수상했다. 전국 5만여 명의 직원 중 판매 실적이 3% 안에 들어야 받는 상이다. 벌써 5년 연속 수상이다.

뉴저지 부동산 협회가 연간 1500만 달러 이상의 판매 실적자에게 주는 '뉴저지 어소시에이트 리얼티 골드'도 네 차례나 받았다. 1978년 미국에 온 정씨가 부동산 업계에 뛰어든 것은 99년. 회계사로 일하다 뉴저지에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가 절대 부족하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는 '프루덴셜 뉴저지 프로퍼티스'에서 일한 지난 5년간 450채의 매매를 성사시켰다. "단순히 집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살 집이라고 생각하며 일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습니다." 정씨가 겸손하게 밝히는 '고객 만족'의 최대 비결이다.

그는 평소 이웃과 고객의 불편사항을 꼼꼼히 챙긴다. 영어 통역이 필요한 한인 동포가 있을 때, 또는 한인 학교에 문제가 있을 때는 어디든 달려간다.

"고객이 아닌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지요." '고객=가족'론을 펼치는 그의 고객 중 한인 동포는 60%. 나머지 40%엔 미국 내 온갖 민족이 다 포함돼 있다.

다양한 민족만큼 집 고르는 기준도 각각이다. 한인 동포는 첫째 학군, 둘째 5년 이하의 새집이냐 아니냐, 셋째 위치 순으로 따진다.

반면 유럽계는 집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중시한다. 근처에 공원이 있어야 잘 팔린다. 반면 중국계와 인도계는 풍수를 절대적으로 따진다. 95% 이상이 집이 아무리 좋아도 풍수가 나쁘면 결코 사지 않는다.

중국계 거주 집은 풍수만 따지고 실내장식이 너무 형편없어 중국계끼리만 사고판다. 인도계는 아예 집의 위치와 구조를 사진으로 찍어 인도로 보낸다. 사진을 본 부모가 풍수를 따져 허락해야만 비로소 집 계약에 나선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인생 공부도 깊어졌다고 정씨는 웃었다.

뉴욕지사=한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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