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땡볕을 이겨라" 구슬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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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전을 앞둔 한국축구 대표팀이 1일 오후 타슈켄트 폴리스 스타디움에서 몸을 풀고 있다. [타슈켄트=연합]

며칠 뒤면 월드컵 최종예선 격전을 치를 곳이지만 타슈켄트는 평온했다. 지난달 13일 안디잔에서 발생한 유혈 소요사태로 치안이 불안할 거라는 걱정과 달리 불안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타슈켄트는 한낮의 기온이 35도를 넘어서고, 바람도 없어 한국의 전형적인 한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선수들은 도착일인 1일 오전 훈련 없이 푹 쉬었다. 4시간의 시차 적응을 겸해 숙소 주변을 산책하거나 잠을 잤다. 그리고 오후 5시30분(현지시간)부터 폴리스 스타디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 기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선발 출전을 따내기 위해 땀을 흘려야 한다.

현지에서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최근의 소요사태 등과 관련해 "우즈베키스탄 당국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 선수단이 묵고 있는 인터콘티넨털 호텔 주변에 1개 대대 병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비는 삼엄해 보이지 않았다. 호텔 앞 대로에서 차량을 체크하고, 로비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하긴 했지만 정복 경찰은 10여 명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가 열릴 3일 파크타코르 경기장에는 무장 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교민은 "지난해 10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전 성남 일화와 파크타코르의 경기가 끝난 뒤 이곳 시민들과 한국 응원단 사이에 충돌이 생겨 한국인 몇 명이 다쳤다. 이번에는 당국이 양쪽 응원단 출입구를 따로 정하는 등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여행사 (주)스카이114의 조상식 사장은 "안디잔은 타슈켄트에서 동쪽으로 100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여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타슈켄트는 밤거리를 여자 혼자 다녀도 안전할 정도로 치안이 좋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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