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영화로 글로벌 '아트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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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29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댄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성격의 장르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무용과 뮤지컬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LG그룹 홍보팀 유원 부장은 "매튜 본의 공연과 이를 소재로 한 LG브랜드 광고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화제를 불러왔다"며 "공연 포스터 등에 후원기업으로 LG브랜드가 노출되는 등 문화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이처럼 메세나 활동은 기업들의 단순한 문화 기부행위가 아니라 브랜드 파워와 기업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흥행에 연연하지 않는다= LG는 2000년 문화예술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취지에서 최첨단 공연장인 LG아트센터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기업 메세나 활동을 벌이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이 620억원을 들여 강남 테헤란로 중심가에 지은 1100석 규모의 LG아트센터에서는 국내 관객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클래식.현대무용.연극.뮤지컬 등의 기획공연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지난 4월 개관 5년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LG아트센터 건립 당시, 연평균 60억원씩의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보고에도 "흥행에 연연하지 말고 세계 최고수준의 고급 문화예술 공연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LG는 실제로 이곳에 500억원의 운영기금을 조성, 지원하고 있다. LG아트센터는 일본 사이마타 예술극장과 도쿄 세타가야 극장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미국 무대기술협회(USITT)가 뽑은 '올해의 극장'으로 선정되는 등 강남의 공연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장기 공연은 국내 공연문화에 한 획을 긋는 성공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1년 12월부터 2002년 6월까지 7개월 동안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 공연 역사상 최장기 공연에 93%라는 엄청난 관객 점유율(관객 수 25만명)을 기록했다. 또 LG아트센터는 국내 공연계가 안고 있던 병폐인 초대권 문화를 없애고 강북에 편중됐던 공연예술 활동을 상업용 건물이 즐비한 강남권으로 확대한 공로가 있다. 초대권이 없어지면서 객석 풍경도 변했다. 예술계 인사와 장르별 고정 관객들로 채워지던 다른 공연장과 달리 LG아트센터 객석은 입장권을 직접 구매한 일반 관객들로 채워졌다.

★세계로 뻗어라=LG는 나라밖에서도 문화예술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과 함께 미국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LA의 윌튼극장을 2003년부터 5년간 후원하고 있다. 연평균 30만여명이 관람하는 이 극장은 '윌튼LG'로 불린다.

LG전자는 또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의 독립영화제인 '2004 선댄스 영화제' 공식 후원사로 참가했으며, 올해 4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올드 보이' 등 한국의 대표영화를 상영하는 '한국영화 페스티벌'을 열어 한국문화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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