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기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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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지리산에 방사된 러시아산 반달가슴곰 ‘천왕’(수컷)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지난해 10월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와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했던 러시아 반달가슴곰이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재개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1일 전체 여섯 마리 가운데 제석.만복.천왕 등 수컷 세 마리는 9일부터 동면한 굴을 드나들면서 주변에서 먹이를 찾아 먹고 있다고 밝혔다.

1월 2~5일 동면에 들어간 지 석 달 만에 깨어난 곰들은 낮에 한두 시간 동안 굴 주변에서 나무 새순을 뜯어먹거나 개미 유충과 알, 낙엽에 덮여 있던 도토리 등을 먹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반면 칠선.화엄.달궁 등 암컷 세 마리는 겨울잠에서는 깨어났으나 아직 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외국의 야생곰 연구 결과에서도 활동력이 강한 수컷이 암컷보다 먼저 깨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지리산에 방사했던 국내산 반달가슴곰인 장군.반돌의 경우 보통 3월 하순께 동면에서 깨어난 것과 비교하면 러시아 곰의 경우 보름 정도 늦게 깨어난 것이다.

한상훈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장은 "올해 지리산 지역의 일교차가 예년보다 컸고 4월 초까지 눈비가 자주 내리는 등 꽃샘 추위가 심해 동면에서 늦게 깬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앞으로 이들 곰은 계속 굴을 드나들면서 점차 활동 반경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이고 보름쯤 지나 외부 환경에 적응되면 굴을 완전히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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