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단축등 급진정책에|자리걸고 "안된다"|「미테랑」의 양자택일 결정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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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주원상특파원】개혁정책 추진과정에서 움트기 시작했던 프랑스사회당정부안의 강경·온건파 사이의 의견대립은 최근『경제개혁정책의 「일단중지」가 바람직하다』는「자크·들로르」경제및 재정장관의 공식발언이후 표면화돼 프랑스정국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둘로르」장관의 이같은 주장은 사회당정부가 안고있는 가장 큰 고민인 실업자 구제를 위해 최근 「피에르·모르와」수상이 노동시간및 정년연한단축등을 의회의 입법절차를 거치지않는 특별조치권의 발동이란 비상수단을 통해 실현키로 결정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양파간 대립을 첨예하게 만든 기폭제가 된 셈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경제정책을 둘러싼 내분은 사회당정부 출범초부터 내연해왔었다.
이름있는 경제학자로 신중론자인「들로르」장관은 사회당이 공약한 모든 경제개혁정책을 「가장 빠른 시간안에」실현할 것을 주장하는 정부내 강경파(다수파)에 맞서 『사회주의적「처방」을 단숨에 받아들일 수없는』프랑스의 경제현실을 강조하는 온건파(소수파)의 입장에서 개혁속도를 늦출 것을 요구해왔다.
그는 특히「모르와」수상을 비롯한 강경론자들이 경기부양과 실업자구제를 위해 약9백억프랑(약11조7천억원)의 재정적자를 감수하려는 견해에 심한 반발을 보이고 『개혁정책의 추진을 일단 중지하고 우선 이미 결정된 정책들을 조심스럽게 밀고나가 결실을 봐야한다』고 당초의 견해를 바꾸지 않고있다. ·
이에반해 강경파의 「모르와」수상은『대통령이 공약하고 국민 모두가 원하고있는 경제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며 계속 풀스피드 추진을 고집하고 있으며 공산당쪽에서도 『중지란 없다. 중지는 개혁을 미루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며 경제정책의 신속한 결행을 추구하고있다.
정부밖의 사회당안에서도 「리오넬·조스펭」당수가 『경제개혁은 이성적이며 순리적인 속도로 추진돼야 하며 경제현실뿐 아니라 정치·사회현실에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것』이라고 「들로르」장관과 어느만큼 가까운 견해를 갖고있으나 당내 2인자인 「장·포프랑」은 『 「일단중지」란 「들로르」장관의 용어는 사회주의자에겐 거역스러운 단어』란 표현으로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는등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당내인사들은 아직은 공식적인 논평을 미루고 정부의 움직임을 관망하고있는 실정.
현재 「드로르」장관과 같은 견해를 갖고있는 주요 정부인사는「미셸·로카르」경제기획장관「장-피에르·셰베느망」과학기술장관등으로 「로카르」장관은 얼마전『그러잖아도 이미 정부에 적대적 감점을 갖고있는 경제계에 큰 충격을 주지않기 위해서라도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며 자신의 강력한 건의가「미테랑」대통령과「모르와」수상에 의해 외면되자 사임할것까지 고려했었다는 후문이다.
「들로르」장관도 최근 RTL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에 봉사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 좌고우면해서는 안되며 자신의 정당한 의사를 소신있게 밝혀야 한다』고 말해 자신의 의견이 끝까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장관직 사임까지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까지 엘리제궁(대통령관저) 주변에선 이문제에 대해 공식논평을 삼가고 있으나 기간산업등의 국유화와 관련, 『사회주의개혁이 신속히 달성되지 않는다면 개혁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발언으로 「모르와」수상을「지원」했던 점으로 미루어「강경」쪽으로 경사사돼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개혁추진속도를 둘러싼 양파간 대립은 아뭏든 이달중순께로 예정된 「미테랑」의 전국TV연설때까지 계속될 것같다.
그것은 「미테랑」이 TV카메라 앞에 나갈때까지는 어느쪽이건 한쪽을 택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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