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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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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누가 말했다. 「내기는 재앙의 아버지요, 파멸의 어머니다.』 노름빚을 갚기위해 제자를 유괴·살해하기까지에 이른 주교수의경우에서 보듯이 옛말은 버릴게없다. 주교사는 빚이 1천만원을 넘게되자 일확천금으로 「유괴」도박까지 벌였다.
불우했던 한때 「도스토예프스키」도 도박에 탐닉했다. 친구에게 쓴편지에서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1백프랑의 밑전으로 2천프랑만 따면 식구들과 넉달쫌 넉넉히 생활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저는 다털리고 말았습니다. 제옷은 물론이고 아내의 마지막 장식품까지 저당잡혔습니다.』
노름꾼의 말노는 이처럼 항상 비참하다. 『아롭명의 노름꾼은 한마리의 수닭도 기를수 없다』-유고슬라비아의 속담이다.
도대체 사람은 언제부터 도박을 했을까. 고고학자들은 4만년전의 선사시대 추적에서 동물의 거골(거골=복사뼈)을 찾아냈다. 해부학에서 애스트러걸리(astragali)라 부르는 이 사면체의 뼈가 바로 주사위의 원형. 육면체 주사위는 기원전 3천년경 이라크와 인도에서 발명돼 급속도로 번졌다.
힌두교의 성전 리그베다에 나오는 「노름꾼의 탄식」에는 『주사위 놀이를 하지말고 밭이랑을 같아라. 재산에 대한 기쁨과 많은 상금이 따라온다.』이렇게 타일렀다. 그 시대에 벌써 사람들은 도박에 미쳐 생업을 게을리한 것이다.
도박의 폐해를 안 군주들은 때때로 도박금지령을 내렸다. 유명한 것이 영국 헨리8세의 도박금지칙영. 16세기의 영국에서는 주사위와 카드놀이가 곳곳마다 번성, 왕은 『젊은이들이 활쏘기와 군사훈련을 외면하고 도박장에만 몰려있다』고 대노했다. 이 칙령은 4백년을 지속해서 1960연대까지 영국에는 불과 10군데 이내의 도박장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법의 허점을 발견한 업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도박장을 개설, 68년에는 천군데가 넘었다. 놀란 정부가 허가와 통제를 강화하자 최근엔 다시 1백20여개소로 줄었다.
도박을 하지않는 나라나 민족은 없지만 한때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도박을 가장 좋아하는곳으로 꼽혔었다. 이 지역의 농가는 수입의 3분의1을 노름빚을 갚는데 탕진할 정도였다.
그래서 현명한 중국인들은 다음과 같은 도박신조를 갖고 있다. 「도박을 하려면 처음부터 규칙과 판돈, 그리고 떠날 시간을 정하고 하라.』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가 도박행위나 도박장개설을 엄격히 통제한다.
카지노가 번성한 유럽에서도 내국인의 출입은 염격히 제한되고 관광객만 환영한다.
우리도 비밀도박이 사회의 지탄을 받고 도박없는 마을 만들기는 새마을운동의 핵심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도박이 어느새 우리사회의 구석구석의 성행하고있다니 참 놀랍다. 도박에 쓸 정신을 보다 창조적인 일에 쏟는다면 그아니 좋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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