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가 "연줄과 배경있어야 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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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국민들은 성실한 사람 보다 수완 좋은 사람이 출세하고 연줄이나 배경이 있어야 출세한다고 믿고있다.
이른바 「빽」이나 지연·혈연·권력·황금등을 숭배하는 풍조에 젖어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대 이영호교수가 현대사회연구소(소장 고영복·서울 여의도동1의97) 의뢰로 1천2백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의식구조」조사결과 밝혀졌다.
청탁배격운동과 관련된 「연줄과 배경」에 대한 설문에서 71%는 「연줄과 배경이 있어야 출세한다」고 대답했고 「그렇지 않다」고 한 사람은 22.1%에 불과했다.
또 「출세를 하는데 고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48.3%로 지연을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한 사람은 35.9%에 그쳤다.
이는 같은 고향사람들끼리는 서로 보아준다는 뜻이 되며 반대로 출신지역이 다르면 부당한 대우를 받게된다는 지역차별을의미하고있다.
「우리사회에서는 권력이 있는 사람은 법을 어기고도 잘산다」는 대답이 56.4%나 되어 지배계층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고있다.
더구나 「돈이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사람이 51.9%로 「돈이면 다된다」는 부도덕적인 분위기 속에서 돈버는 방법에 망설임이 없다는 것을 나타냈다.
또 「법을 지키면 손해본다」(31.5%) 「질서를 지키면 손해본다」(33.3%)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거짓말도 할줄 알아야한다」(66.7%)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 상당수에 이르러 한국사회를 탈도덕·탈규범적인 사회로 여기려는 경향이 강했다.
한편 현대사회연구소가 1천9백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정화운동과 국민의식」조사 결과 정화운동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정의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사회정화운동의 결과에 대해 조사대상자중 66.3%가 「성과가 있었다」고 대답한 반면 5%는 성과가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학력과 생활수준이 높은 계층은 낮은 계층에 비해 정화운동을 과소평가 했다.
그러나 기관별로 볼때 동사무소와 구청의 대민·업무처리는 정화 이전보다 좋아졌으나 (78.2%, 67.1%)세무서나 경찰서는 28.4%, 27.5%만이 좋아졌다고 대답했을뿐 나머지는 마찬가지 또는 더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장자 가운데 47%는 각종기관에 돈을 쓴일이 없었다고 했으나 ▲교통법규·통금위반및 경범죄위반때 15.6% ▲세금관계 12.5% ▲은행대출 11.9% ▲각종 인·허가 11% ▲각종 서류발급 9.6%순이 돈으로 일을 해결했고 경찰서·파출소·보건소등에 대한 정기상납도 4.7%나 되었다.
또 응답자중 65%는 공무원의 재산등록제도가 부조리추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부정부패를 없애기위해서는 국민각자가 생활태도를 고치거나(42.5%), 지도층 스스로가 고쳐나가야한다(30.5%)고 지적했다.
과외금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6.7%는 부작용이 많다고 들었다.
청탁배격운동에 대해 37.8%는 청탁을 안하면 일이 안된다고대답했고 36.4%는 청탁한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정의례준칙은 41.8%만이 「보다 잘 지켜지고 있다」고 한 반면 53.5%는 「마찬가지」 또는 「안지켜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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