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박'정상' 이름 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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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박정상(사진) 5단이 다시 한번 정상에 섰다. 박정상은 22일 2005 바둑 마스터즈 전신(戰神)의 결승전에서 원성진 6단을 맞아 후반 대추격 끝에 백불계로 역전승을 거두며 초대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신예 10걸전 이후 두 번째 우승이다.

여자 대회인 2005 바둑 마스터즈 여신(女神)에선 조혜연 6단의 예정된 기권으로 김선미 초단이 우승을 차지했다. 조혜연은 교회 때문에 일요일엔 대국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대회는 40대 미만의 기사만 출전하는 대회이기에 세계대회 출전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박정상이 진짜 정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올해 공식 타이틀전 우승을 꼭 이뤄야 한다.

자전거와 등산으로 체력 관리를 하고 대국이 없는 날엔 꼬박 꼬박 연구회에 나가며 정상 도약을 꿈꾸는 박정상을 만나봤다.

-원성진과의 결승전은 어떤 흐름이었나.

"역전승이다. 초반엔 불리했는데 중반 이후 원 6단이 수습에 실패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최근 27승 6패로 승률이 무려 82%에 달하는 엄청난 상승세다(박정상은 28승15패의 박영훈과 다승 1, 2위를 다투고 있다).

"운이 좋았다. 고비고비에서 반집승이 많았던 것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올해 바둑계의 흐름이 약간 변하고 있고 박정상 5단은 그 핵심 인물 중의 하나로 보인다. 이름 그대로 정상권에 진입할 자신이 있나.

"올해 목표는 정규 타이틀을 따내 내년도 세계대회 출전권을 얻는 것이다."(지난해엔 최철한.이창호.이세돌 순으로 바둑계를 휩쓸었다. 이들은 강한 실력으로 여전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는 박영훈이 좀 더 강세이고 박정상.원성진 등의 이름이 선두권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이창호 9단이 중국의 16세 소년 천야오예 4단에게 진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천야오예는 우리도 이미 오래전부터 주목해 온 인물로 중국의 어린 신예 중에선 가장 실력이 강하다. 이창호 9단이 훨씬 강하고, 부담감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질 수도 있는 상대라고 본다."

-중국의 신예들이 우리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소문이다.

"중국은 전국에서 천재들을 모아 중앙으로 보내기 때문에 어릴 때는 중국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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