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11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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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저는 화장한 어머니가 싫읍니다.
그런데도 저의 어머니께서는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집에서 보이는 법이 없는 깔끔한 분입니다.
그런데 제가 어렸을때에는 어머님의 화장이 그리 짙지 않았는데요, 제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어머니는 점점 더 화장을 진하게 하시는것 같아요.
게다가 눈화장도 진하게 하시고 속눈썹도 붙이시고, 정성스럽게, 오래오래 하시지만요 저는 옛날 어머니의 화장하지않은 얼굴이 더 예쁘게 생각되거던요.
게다가 요즘은 일요일마다 집에서 얼굴에 계란을 바르고 누워계시기도 하고 오이나 기타본드같은 것도 바르고 계시는데요.
전 어머님께서 얼굴을 유달리 가꾸시는것도 젊고, 요즘들어 어머니께서 만드신 요리나 김치·반찬같은것도 화장품 냄새가 날것 같아서 먹고 싶지가 않읍니다.
제가 화장을 하시지 말라고했더니, 어머니께서는 이제부터는 더욱 화장에 신경을 써야하신다면서 제의견을 묵살하시데요. 그런 어머니가 점점 미워지는걸 어떻게 해요? <서울남고 1년생>
답=맨처음 여성이 화장을 하게된 동기나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여성이 화장을 하는건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요즘들어 화장의 차원은 조금 달라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어요.
여성의 화장은 일종의 예의이고, 또 피부를 보호하며 개성미를 창조한다고 하지 않읍니까?
특히 중년의 어머니들은 피부를 잘 가꿔야 주름살이 덜 생긴데요. 그러니 어머니께서 아름다우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러나 어머님의 지나친 화장술은 오히려 아름다움을 망가뜨리고, 험오감을 느끼게 한다는것을 알아야겠죠. 아들의 눈에 비친 어머니의 짙은 화장술, 별로 좋지 않았나 봅니다. 박현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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