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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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병용씨(변호사)=시부모와 며느리의 갈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가정의 심각한 문제다.
같은 조건이라면 장남이 부모를 모시는것이 좋겠지만 형편에 따라서는 2남이나 그밑에서도 모실수있는것 아닌가.
젊은이들의 단견을 나무라고 싶다.
▲이병윤씨(고려대의대신경정신과과장)=자살한 사람도 정상적이라고 볼수없지만 그 개인만을 탓할수는 없다.
병적인 자살의 경우에는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이 원인이 될수있지만 이런경우는 사회심리학적인 면에서 분석될수 있을 것같다.
자살한 부인은 소속감의 박탈이라는 심리적상태에서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까지 자신이 중심이 돼왔던 가족의 구성이 시부모의 출현으로 붕괴된다고 느끼고 좌절했을 것이다. 10여년이 넘도록 함께 살아온 남편이 적절하게 위계질서의 재조정을 못해준것이 아쉽다.
▲김이연씨(여류소설가)=자식들이 부모모시는걸 왜 부담스럽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마치 가구나 물건처럼 필요하면 담겨놓고 귀챦으면 밀어놓는게 부모가 아니다.
꼭 장남만이 부모를 모셔야한다는 법이 어디있는가. 형제사이에도 어려운 사정이 있을것이니 서로 이해속에 부모님을 모시는게 관습 또는 법률이전의 문제라고 본다.
자살한 며느리의 경우 바꾸어 생각하면 자신의 친정부모가 어떤사정으로 2남의 집에 기거할때 똑같은 대접을 받아도된다는 이야기가된다.
▲김영춘순경(26·서울시경경무과)=부모를 모시는데 장남이고 2남이고 있겠는가.
더구나 부모가 아무 직업없이 의지할 곳없는 상태라면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요즘 여성들이 시부모모시는 것을 싫어하지만 서로 한걸음씩만, 특히 젊은이 쪽에서 조금더 양보하는 정신이 아쉽다.
젊은이도 결국 늙기 때문이다.
▲김경미양(회사원)=아직 미혼이지만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장남이어서 결혼하게되면 시부모를 모셔야할 형편이다.
시부모를 모실수없다고 자살한 부인의 사건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한편 생각하면 이해할수 있을 것같다.
사회통념상 이런경우 며느리를 탓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번쯤은 며느리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줘야한다.
무조건 순종만을 강요할 수없는 시대적상황에서 며느리와 시부모의 관계는 양보와 조화속에서 풀어나가야 불필요한갈등이 없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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