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형만한 아우' 많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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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형만한 아우도 있다. 아웃도어 의류업계 이야기다. 최근 2년새 밀레(Millet)·네파(Nepa)·블랙야크(Balck yak) 등 주요 업체가 출시한 세컨드브랜드(Second Brand:한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가 보급형 또는 다른 콘셉트로 출시한 후속 브랜드)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밀레는 지난해 5월 ‘2535세대를 위한 메트로(Metro) 아웃도어’를 콘셉트로 세컨드브랜드 ‘엠리밋(M-Limited)을 론칭했다. 출시 첫해 매출 250억원을 달성하고 현재까지 전국 매장 150여개를 확보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엠리밋 관계자는 “기존의 화려한 등산복과 달리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워 20·30대는 물론 10대 고객까지 늘 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해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네파는 ‘이젠벅(Isenberg)’을 지난해 2월 출시했다. 30대가 주 고객인 이젠벅은 트래킹처럼 가벼운 운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입는 실용적인 스포츠웨어를 표방한다. 네파 관계자는 “익스트림 스포츠용에 국한되지 않고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 활동적이면서 스타일이 있는 스포츠 웨어가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00억원대를 목표로 현재까지 60여개 매장을 열었다.

 해외 브랜드를 가져와 ‘양자’로 삼은 경우도 있다. 블랙야크는 미국의 40년된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Marmot)의 국내 사업권을 확보해 지난해 1월부터 세컨드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세계적인 산악인들로부터 인정받은 브랜드임을 내세우는 한편 정통 아웃도어 라인뿐 아니라 스포츠용·캐주얼용 라인을 따로 구성했다. 지난해 말 40개에 불과하던 마모트 매장 수는 올해 4월초 기준 70개로 늘었다. 지난해 180억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400억원 매출을 내다본다.

 주요 업체들이 세컨드브랜드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급격하게 성장한 아웃도어 시장이 그 속도만큼 빠르게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경쟁도 치열해 현재 국내 브랜드만 150여개에 달하는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 이에 브랜드를 세분화·다변화해 아웃도어 시장에 새로 등장한 20·30대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세컨드브랜드는 일상생활과 가벼운 스포츠 모두 가능한 실용성을 내세우면서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밀레의 고어텍스 재킷이 30~40만원대인 반면 엠리밋에는 20만원대 제품도 있다. 엠리밋은 아이돌 출신인 임시완·정은지·손나은을 모델로 기용하고 지방 매장에서 사인회를 여는 등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했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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