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자녀 위한 먹거리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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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통통한 볼을 오물거리며 음식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 나온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자녀의 모습은 귀엽다. 하지만 부모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아이가 살찌는 음식만 많이 먹다가 소아비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꼼꼼히 따져 먹이는 게 필요하다. 특히 지방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몸속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비만을 초래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같은 성인병에 걸릴 수 있다.

만 2세부터 올바른 식습관 들여야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만 2세부터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모유와 이유식을 떼고 성인의 식습관으로 옮겨가는 시기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식품은 ‘우유’다. 아이의 균형있는 발육을 위해 우유에 함유된 ‘지방’의 양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만 2세 이전엔 지방과 칼슘·비타민을 적절히 공급하기 위해 일반 생우유를 매일 500mL 마시기를 권한다. 만 2세 이후에는 비만, 과다한 콜레스테롤 예방을 위해 저지방 유제품을 섭취하도록 했다.
 우유는 아이의 두뇌 및 신체 발달에 필요한 식품이다. 문제는 우유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어 많이 마시면 몸속에 지방이 축적된다는 것이다. 우유를 하루 500mL 마시면 일일 지방 섭취량의 절반 이상이 채워지게 된다. 한국영양학회가 2010년 발표한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유아나 성인 모두 일반 우유 2컵(500mL)을 마시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지방 양의 절반을 섭취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음식에도 지방이 들어 있으므로 대다수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양보다 많은 지방을 섭취하게 된다. 이럴 때 저지방 우유가 도움이 된다.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일반 우유를 마실 때보다 지방을 약 50% 줄일 수 있다. 저지방 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지방 양은 절반이지만 단백질·칼슘 양은 같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일반적으로 저지방 우유는 미국처럼 비만 인구가 많은 나라 사람들이 콜레스테롤 관리, 체중 관리, 아토피 같은 문제성 피부 관리를 위해 섭취한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최근 한국 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고지방과 고열량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을 생각해 마시는 우유부터 지방이 적은 것을 선택하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오메가-3 단백질 풍부한 생선

 올바른 식습관 들이기의 둘째는 육류보다 생선을 많이 먹는 것이다. 소아비만의 원인이 되는 지방은 적정량을 섭취해야 하지만 아이의 두뇌 발달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지방산은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멸치·정어리·고등어·연어·참치 같은 생선은 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가 풍부해 만 2세부터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선은 단백질도 풍부하다. 육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은 생선에서 얻으면 된다. 생선에 들어 있는 지방의 양은 육류에 비해 적다. 이에 따라 생선을 먹을 땐 비만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올바른 식습관 들이기의 마지막은 과일과 채소 섭취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영양학회와 공동으로 만 한 살부터 열 살까지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일을 매일 1회 이상 먹는 어린이 비율은 40%, 채소를 매일 1회 먹는 비율은 28.8%에 불과했다.
 과일과 채소는 비타민·미네랄의 주요 공급원이다. 채소를 섭취하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채소를 잘 안 먹게 된다. 자녀에게 만 2세부터 매일 다양한 채소를 챙겨 먹이는 게 중요하다.

<라예진 인턴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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