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안쓴 작물이 인기-우수농산물 품평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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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농민들의 땀과 정성이 한자리에 모였다.
11월3∼9일 영동의 한양쇼핑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농업기술자협회주최 제3회 우수농산물품평회에는 5백여종의 채소·과일·유기농산물(화학비료를 안쓴 무공해농작물)·희귀농산물등이 출품돼 한햇동안 쏟은 영농기술의 결실을 겨루고 있다.
올해 과수부문의 금상은 김용술씨(경기도이천군백사면)가 출품한 후지사과에 돌아갔다.
10년가까이 후지사과만을 재배해온「몸에 밴」기술로 김씨가 내놓은 사과는 색·단맛· 겉모습·시장성·낱개끼리의 고른 크기와 맛등에서 단연 「사과중의 왕」으로 꼽혔다.
마찬가지로 채소부문에서 금상을 받은 윤성락씨(충북보은군보은읍) 의 무우(태백) 도 가장 무우다운 무. 무우의 착색정도가 가장 뛰어나고 또 개당 2kg정도로 실팍하게 고루 영글었으며 무청은 병충해나 병리현상이 없이 싱싱하고 푸르다.
수상품들은 모두 전시가 끝나는 10일부터 판매되는데 우수품인만큼 당연히 프리미엄이 붙는다. 김씨의 후지사과는 개당 7백∼8백원, 윤씨의 무우는 개당 2백50∼3백원선이 될 전망.
최근들어 자연식이 크게 관심을 끌면서 무공해식품인 유기농산물부문에도 출품작과 일반의 관심이 크게 쑬렸다. 화학비료·농약등을 전혀 안쓰고 길러낸 배추·무우·호박·고추등수많은 출품작중에서 올해 금상은 이상기씨(충북중원군가금면)가 길러낸 쌀(니혼바리). 이씨는 비료·농약의 도움없이도 평당 1·7kg이상의 쌀을 수확해낸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또 밭에서 무공해로 길러낸 12년생 더덕(조혁기·경북경군문경읍)도 출품돼 눈길 모았다.
그러나 가장 흥미를 것은 역시 진기농산물 부문.
국민학생어린이가 들기에도 벅찬 30kg짜리 호박, 1개에 1관(3·8kg)이나 되는 고구마, 개당 2·8kg으로 보통것의 10배가 넘는 비트(서양 빨간무우의 일종), 잎 하나가 어린이얼굴만한 느타리 버섯등이 모두 큰것으르 한몫본 진기농산물. 이들은 모두 일종의 돌연변이로서 기르다보니 상상외로 큰 열매를 맺은것인데 큰 고구마의 경우 사람이 먹기에는 맛이덜하여 아깝게도(?) 사료용으로밖에 쓰이지못한다고.
이밖에 역시 돌연변이로서 한꼭지에 3∼4개씩의 열매가 달린 고추, 1송이에 7알이 든 밤등이 나왔고 또 강원도 깊은 산에서 캔 15년짜리 더덕(길이25m, 직경6cm)을 5만원 밑으로는팔지않겠다는, 농산물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약재다.
이밖에 우리나라에선 올해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한 키위(현순선·제주도서귀포)는 중공이 원산지로「바나나와 파인애플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놓은맛」이 난다고. 개당 7백원. 현재 중부이남 일부지방에서도 실험재배를 하고있어 앞으로 대량생산돼「새맛」을 알려주리라고 한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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