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달러 이상' 현금거래 보고 의무화, LA자바 파장

미주중앙

입력

오는 9일부터 향후 180일간 자바시장을 포함한 8가와 16가, 샌티와 센트럴 사이 2000여 비즈니스 업주들이 현금 3000달러 이상 거래를 IRS에 보고해야 하는 가운데 2일 오후 한 업주가 8300 서류를 보고 있다.

연방 재무부 금융범죄집행 네트워크(FinCEN)의 1만 달러 이하 현금거래 보고 계획〈본지 9월29일자 경제섹션 1면〉이 현실화되면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한인 업주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국세청(IRS) 관계자들은 2일 자바시장을 돌며 오는 9일부터 3000달러 이상 현금거래 후 15일 안에 '8300 서류'를 작성해 IRS에 보고할 것을 통보했다.

한인 업주들은 자바시장을 겨냥한 지리적 표적 명령(GTO)인 만큼 보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300개 이상 업체가 몰려 있는 샌페드로 홀세일마트와 애넥스 빌딩을 관리하는 샌페드로 패션마트협회(회장 돈 리)와 한인의류협회(회장 이윤세) 역시 업주들에게 꼭 보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의류협회는 2일 오후 회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지리적 표적 명령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패션마트협회 역시 테넌트들에게 이번 명령에 대해 알리며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의류협회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에 이번 재무부 측의 명령과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며 "무엇보다 이번 명령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3000달러 이상 보고 명령 이행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8300 서류는 바이어(buyer) 쪽에서 작성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000달러 이상 거래가 이뤄지면 업주는 고객에게 이 서류를 주고 고객은 직접 작성해야 한다. 작성 후 업주는 15일 안에 우편이나 온라인을 통해 IRS 보고를 하는 형식이다.

업주들에 따르면 3000달러 이상 보고 명령은 결국 모든 현금 거래를 보고하라는 이야기와 다름없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3000달러 이상 구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급 이상 청바지의 경우 박스 하나를 주문해도 보통 2만 달러가 넘는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소액 구매마저 일일히 정부에 보고가 이뤄지게 되는 만큼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늘 것이고 이는 불경기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바시장 업주는 "어떤 고객이 순순히 서류를 작성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서류를 작성하지 않으면 업주는 대충이라도 고객 정보를 써서 IRS에 보고를 해야 하는데 어떤 고객이 이를 좋아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다른 자바시장 관계자는 "한 번 타깃이 되면 한동안 계속 타깃이 된다. 현 자바시장에서 세금을 법대로 다 내면 분명 적자에 허덕일 것"이라며 "생존 방법은 결국 가격 후려치기를 중단하고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다들 망설이고만 있다. 이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박상우 기자 swp@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