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4위 하고도 아시안게임 본선 못 나서는 김우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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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대표 김우진(22·청주시청)이 예선에서 4위를 하고도 본선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세계 최강 한국 선수여서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은 24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끝난 아시안게임 리커브 남자 예선에서 1~4위를 휩쓸었다. 전날 90m와 70m에서 679점을 획득해 1위에 오른 대표팀 막내 이승윤(19·코오롱)이 50m와 30m에서 698점을 추가해 1위를 지켰다. 오진혁(33·현대제철)과 구본찬(21·안동대)은 나란히 1362점을 쐈지만 오진혁이 10점 과녁(오진혁 88회·구본찬 81회)을 더 많이 맞혀 2위, 구본찬이 3위에 자리했다. 전날 8위였던 김우진도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은 상위 3명의 점수를 더하는 단체전에서도 자연스럽게 1위(4010점)가 됐다.

그러나 4명의 선수는 모두 상위 64명이 나서는 본선에 출전할 수 없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메달 독식을 막기 위해 각 국의 개인전 본선 출전자를 2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전도 3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올해 월드컵 1·2차대회와 아시아그랑프리 3개 대회, 아시안게임 예선 결과를 합쳐 최종 순위를 가렸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점수가 가장 적었던 이승윤은 40%가 반영되는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단숨에 전체 1위가 됐다. 이승윤과 동률이 된 오진혁은 '아시안게임 예선 순위 우선'이라는 규칙에 따라 2위가 됐다. 구본찬은 3위, 김우진은 4위가 됐다.

이에 따라 네 사람의 운명이 엇갈렸다. 포인트 1·2위인 이승윤과 오진혁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3위 구본찬은 단체전에만 나선다. 반면 2010 광저우 대회 2관왕이자 세계기록 보유자인 김우진은 결국 예선에서 부진한 탓에 더 이상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메달을 가리는 본선은 26일 열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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