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G 시리즈' 82% 급성장, R&D 인재 3만 명의 힘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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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3월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LG연구개발상 대상을 수상한 ‘케이블 배터리’를 돋보기로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

LG그룹은 시장을 선도하는 힘은 결국 연구개발(R&D)에서 나온다고 본다. 구본무 LG회장이 1995년 취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해 계열사별로 핵심 기술을 일일이 살펴보고 직접 시상하는 것도 이같은 믿음 때문이다. 최근 3년간 LG그룹의 3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15조원. 이 돈은 기반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제품 라인업이나 원가경쟁력, 유통망 등 사업 체질을 강화하는데 쓰였다. LG전자의 경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09년 3.9%에서 올 1분기 6.2%까지 늘어났다.

그룹의 전체 연구개발 인력규모도 2009년 약 2만명에서 지난해 말 3만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엔 파격적인 승진도 잇따르고 있다. LG는 올해 ‘LG연구개발상’ 수상자 8명을 포함해 연구개발 인재 46명을 임원급인 연구·전문위원으로 발탁했다. 세계 최초로 구부리고 감고 매듭까지 지을 수 있는 ‘케이블 배터리’를 개발한 LG화학팀을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출력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한 LG전자팀,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곡면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한 LG디스플레이팀 등이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물적·인적 투자는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초고화질(UH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같은 간판 제품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 ‘G 시리즈’가 지난해 8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세계 3위에 오른 것은 관련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배터리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꾸준히 준비해 온 사업분야에서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2020년 완공 목표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는 LG 연구개발의 메카가 될 전망이다. LG그룹은 마곡산업단지 내 17만여㎡(약 5만3000평) 부지에 총 3조원을 들여 미래 원천기술 연구기지를 짓고있다. 특히 이 곳에서 중소·벤처기업과 공동연구를 확대해 ‘동반성장 연구개발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이공계 대학생 인턴과정을 운영하고 이들을 우선 채용해 미래 정보기술(IT)융합 기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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