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감독 "이승우 인성 논란? 자신감의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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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이하 축구대표팀 최진철 감독이 제자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따뜻하게 감쌌다. 최근 불거진 인성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모처럼만에 등장한 한국축구의 유망주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주문했다.

최 감독은 20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축구선수권 결승전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승우의 인성적인 부분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있지만, 자신감의 표현이라 생각한다"면서 "긍정적으로 지켜봐주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큰 화제를 낳았다.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에 일본과의 8강전(2-0승)에서 선보인 60m 드리블 질주가 더해지며 '아시아의 리틀 메시'로 주목받았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 득점왕(5골)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며 개인상 2관왕에 올랐다.

경기력과는 별도로 이승우의 직선적인 성격도 화제가 됐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또는 상대 수비수가 거친 파울로 일관할 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TV를 통해 여과 없이 중계되면서 인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승우의 성격적 특성을 '자신감의 표현'으로 규정한 최 감독은 "지도자로서 팀에 이승우와 같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는 말로 다시 한 번 믿음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승우는 구체적인 반응을 삼가면서도 특유의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인성 논란에 대해 "제가 답할 부분이 아닌 것 같다"며 한 발짝 비켜 간 그는 "아직 젊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수비 가담 능력 등 보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잘 준비해서 내년 17세 이하 월드컵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1-2로 역전패해 아쉽게 우승트로피를 놓쳤지만, 이승우는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내년 17세 이하 월드컵의 목표는 우승"이라 언급한 이승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우리는 실력도 있고 모든 면에서 잘 갖춰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콕=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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