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아이도 컴퓨터 언어로 ‘코딩’하는 핀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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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핀란드에서 요즘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20일 오전 8시 20분 KBS2 ‘특파원 현장보고’에서 유승영 순회특파원이 핀란드 어린이의 컴퓨터 교육을 보도한다.

코딩을 배우는 건 다름 아닌 4~10살 정도의 어린이들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앱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 작성 언어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코딩이 아이들에게 소꿉놀이처럼 쉽고 재미있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생긴 일이다.

핀란드 교육 당국도 2016년부터 코딩 교육을 초등학교 정규 통합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코딩을 시작한 건 동생과 놀려는 이유에서였다.

어른들도 질색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아이들이 과연 해낼까 하는 생각은 단지 기우일 뿐이다. 아빠와 함께 하는 코딩 학교가 열리는 날, 아이들의 호기심과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영어 약자로 된 간단한 명령어를 만들고 생각했던 도형을 척척 그려낸다. 9살인 시수 카틸라코스키 어린이는 코딩이 공놀이 하는 것보다 좋다고 말한다.

핀란드에서 4~10살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건 주로 IT 업체들이다. 기업의 이미지제고와 사회 기여 차원에서 수업료는 대부분 무료. 지난해 말부터 하나둘 늘더니 지금은 2백여 곳에서 코딩학교가 열리는데 모집 10분 만에 정원이 찰 만큼 인기다.

최근 교육부 장관이 직접 코딩 학교를 참관하고 갈 정도로 코딩 교육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장 2016년부터 모든 초등학교가 통합교육 과정의 하나로 코딩을 가르치게 된다. 코딩 교육에 사용될 교재 저자인 린다도 코딩이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준다고 생각한다. 린다의 책 속에서 컴퓨터 원리와 용어 등은 종이로 소꿉놀이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꾸며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한 연설에서 게임을 하는 아이에서 게임을 만드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변화시킨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생전에 모든 사람들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딩은 지금 세계 교육계의 화두. 현대 사회에서 코딩 교육이 21세기 세계 공용어가 돼가는 추세다. 과거 아이들을 바라보던 정형화된 잣대에서 벗어난 핀란드는 코딩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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