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타니 일본 납치상 재특회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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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으로 꼽히는 야마타니 에리코(山谷えり子) 납치문제 담당상이 혐한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찍은 5년전 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은 18일 야마타니 납치상이 2009년 2월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이 전 재특회 간사이(關西) 지부장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지난 16일까지 공개된 뒤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야마타니 납치상은 2012년 미국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하고 독도의 일본 영유권 회복을 주장해왔다.

재특회는 재일 한국인, 재일 교포 등에 대한 증오 발언(헤이트스피치)을 일삼고 혐한시위를 주도해온 단체로, 야마타니 납치상은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명)의 날' 행사가 열린 시마네현 마쓰에(松江)시 한 호텔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와 함께 사진을 찍은 7명 중 3명이 재특회 관계자다.

야마타니 납치상은 파문이 일자 기자회견을 열고 “재특회 멤버인 줄 몰랐다. 정치가이므로 여러 사람을 여러 장소에서 만나며 ‘사진을 찍자’고 부탁 받으면 찍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헤이트스피치에 대해선 “특정인들과 집단을 욕보이고 차별적 감정을 부추기므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위법적 행위를 하면 경찰은 법과 증거를 바탕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통신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린 남성이 야마타니 납치상에 대해 “15년쯤 전에 다른 단체의 고문을 부탁한 이후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주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정조회장 등 일본 정치인 3명이 네오나치와 관련 있는 극우단체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으며 다카이치 총무상과 이나다 정조회장은 “극우단체 대표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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