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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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광주시는 광주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정화하는 사업의 하나로 사직공원 입구 광주교를 다시 놓기 위해 23일부터 통행을 금지한다.

현 광주교(너비 14.9m)는 공원→도심 방향의 일방 차로 1개와 양측 보도가 있으나, 건설한 지 28년이 지나 낡고 보기 흉하다.

시는 이 달 말부터 헌 교량을 철거하고, 내년 3월 말까지 새 다리를 완공하기로 했다.

길이 60m, 폭 15~36m의 새 교량(조감도)은 보행자 전용으로 설계됐다. 공원과 가까운 쪽 너비 36m 부분에는 소규모 공연.모임 등을 할 수 있는 원형 이벤트 공간을 갖추고, 둥근 테 모양의 조형물을 세운다.

광주교 재가설과 함께 시작되는 광주천의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은 2009년 말까지 600여억원을 들여 시행된다.

사업 구간은 동구 용연동 용연정수장~서구 유덕동 영산강 합류지점 19.3㎞에 증심사천의 광주천 합류지점(원지교)~학동 숙실마을 0.95㎞를 합쳐 모두 20.25㎞다.

물이 흐르는 하천 중앙 유수로 양편에는 전 구간에 걸쳐 식물이 붙어 살 수 있는 생태 블럭이나 돌을 쌓는다.

둔치를 콘크리트로 포장해 쓰는 양동.천변.서석주차장은 모두 없앤다.

또 둔치에 계단식 테라스를 만들어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게 하는 등 친수시설들을 갖춘다.

원지교 부근(광주천.증심사천 합류지점)과 안보회관 부근(광주천.서방천 합류지점)에는 벽에서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벽천을 만든다.

이들 벽천과 신설 광주교에는 야간 경관을 위해 조명시설을 한다.

둔치의 산책로에도 보안 등을 설치한다. 대신 동식물에게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도 10룩스(Lux) 이하의 등을 켠다.

광주시는 또 유수로에 물이 많이 흘러 보기 좋고 하천 오염을 예방할 수 있게 현재 10~20㎝인 평소 수심을 30~40㎝으로 늘려 주기로 했다.

광주시 하천계 장우현씨는 "현재 하루 4만3200t인 광주천의 물 강제 방류량을 14만3200t으로 10만t을 늘리고, 원지교 외에 상류 교동교(옥동 지하철차량기지 근처)와 숙실마을 부근 증심사천에서도 물을 흘려 내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광주천은 상류에 큰 수원(水原)이 없고 하상(河床)의 경사가 심해 비가 온 뒤 며칠만 빼곤 유수량이 적어 하천 바닥이 드러난다. 때문에 지금도 하류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 후 나오는 물을 양수기를 이용, 둔치에 묻힌 관로를 통해 상류로 끌어올린 뒤 아랫쪽으로 방류하고 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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