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미 무역적자 해소에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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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20일 "미 정부가 중국에 환율제도를 바꾸라고 압력을 넣고 있지만,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상해도 미국이 기대하는 무역적자 해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뉴욕경제인클럽에서의 연설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 중국 제품의 가격이 뛰면 중국산 섬유 등을 들여온 수입업자들이 말레이시아.태국 등으로 수입처를 바꿔야 하고, 미국도 그래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에도 종전보다 가격이 올라가 미국 내 물가만 뛰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원하는 위안화 절상이 결국 미 경제에 다른 충격을 주고 FRB가 이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지난해 6170억 달러(약 617조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중 중국과의 적자가 1620억 달러에 달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복잡한 위안화 문제와 관련해 "다행히도 본인은 그때까지 있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초 임기만료 후 퇴진을 시사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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