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폭격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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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스트롱 아메리카에 관한한「레이건」은 서슴없이 해치운다. 중성자탄의 생산재개가 그렇고 이번의 B-1폭격기 생산결정도 86년부터는 1백대의 실전배치를 가능하게 했다.
B-1폭격기 1호기가 제작된 것은 벌써 74년10월이었다. 당시 미국은 월남전에서 맹위를 떨쳤던 B-52 증폭격기가 더이상 건략 폭격기의 구실을 해낼수 있을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미 69년부터 소련이 TU-26 백파이어 전폭기를 개발, 급속히 실전배치중인 것을 탐지했기 때문이다.
백파이어 폭격기의 가공할 위력은 우선 그 속도에 있다. 마하 2.25 내지 2.5를 낸다. 총적재중량 1백22.5t의 폭격기가 음속의 2배속도로 5천7백45㎞의 항속거리를 비행한다는 것은 당시 미국으로선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77년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은 백파이어의 우수한 작전능력을 인정하고『재급유없이도, 또 북극에서 발진하지 않아도 백파이어는 미국을 폭격하고 제3국에 착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3국은 물론 쿠바를 염두에둔 말이다. 그러나 북극에서 발진해서 재급유를 받으면 백파이어는 미국을 폭격하고 소련으로 귀환할수 있는 능력을 갖게됨은 물론이다.
여기에 대응해서 개발된 B-1 폭격기를 77년6월「카터」대통령은 도리어 생산을 보류시켰었다.
이것이 오늘날 미·소의 전략폭격기 경쟁에서 미국이 결정적으로 뒤떨어지는 한 요인이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산될 B-1폭격기는 기존 B-52의 3분의 2크기에 폭탄을 2배를 더 실을 수있다. 속도에 있어선 TU-26보다 약간 떨어지는 마하2지만 저공침투능력이 탁월해 나무위를 스쳐지날만큼 낮게 뜰수도 있다. 적의 레이다망을 피하기 위해서다.
적재중량 1백76.8t의 이 폭격기가 재급유없이 9천8백15㎞를 날수 있는 비밀은 바로 엔진에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이 제작한 YF-100 엔진은 하나가 3만 파운드의 추진력을 내며 B-1에는 이것이 4기나 있다.
특히 B-l에는 SMCS로 불리는 극비의 장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B-1의 기동성을 높여주는 교류방지장치다. 고속 또는 저공침투 때는 으례 기체주위에 공기의 저항으로 협류(교류)가 생겨 조종사의 능력이 떨어지고 비행기의 기민한 동작이 둔화되게 마련이다. SMCS는 터빈날개와 방향타에 연결, 함께 작동돼 공기 역학적인 힘을 생산해서 기체의 동작을 원활하게 만든다.
동체에는 3개의 격실(격실)이 있는데 하나마다 단거리공격 미사일 SRAM 8기나 11.3t급 핵폭탄을 실을수 있다. 기체밖에도 8개의 SRAM을 달수 있어 폭탄적재능력은 52.1t에 이른다.
B-1에는 조종사, 부즈종사, 공격통제사, 방어통제사의 4명이 탑승하는데 제각기 독립된 캡슐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이제 전략폭격기는 크고 노린것에서 작지만 빠르고 낮게 뜨는 형태로 바뀌는 중이다. 그래서 『작은 것은 좋은 것』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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