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재학생 줄고 '반수생'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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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1월 13일 치러지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 가운데 고교 재학생은 줄어든 반면 졸업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수능 응시자는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능 영어가 지난해와 달리 한 유형으로 통합되고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고된 데다 의·치대 입학 정원이 늘어나자 대학을 다니다 수능을 보는 ‘반수(半修)생’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5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를 12일 마감한 결과 총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만128명 줄어든 64만619명이었다. 고교 재학생은 1만4054명 감소한 반면 졸업생은 3904명이 늘었다. 졸업생은 2011학년도 15만4661명에서 계속 감소해오다 이번에 증가 현상을 보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교육부가 올 초 수능 영어를 쉽게 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실제 6월 모의고사에서 쉽게 냈고 9월 모의고사에선 국어도 쉽게 출제됐다”며 “재수 학원생은 줄었는데 수능 응시자가 늘어난 것은 대학에 다니던 졸업생들이 수능을 잘 볼 수 있다고 판단해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치학전문대학원이 의·치대로 전환하면서 2015학년도 의·치대 신입생 정원이 900여 명 많아진 점도 자연계 출신 대학생들이 다시 수능을 보도록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응시 영역별로는 자연계 학생이 주로 보는 국어A형은 지난해 대비 4만2062명 감소한 반면, 인문계 학생이 응시하는 국어B형은 3만1960명 늘어났다. 자연계 학생이 보는 과학탐구는 지난해보다 5204명 줄었는데 인문계생이 보는 사회탐구는 감소 폭이 2208명으로 더 적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외고 등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도 지난해 영어가 A·B형으로 나뉘어 등급에서 손해를 봤다고 여기다 올해 수능 영어가 쉬워진다니 재수에 나섰을 것”이라며 “올해 인문계 상위권은 재수생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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