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부부피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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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8일 새벽 4시쯤 서울 신림2동120의51 노갑영씨(43·건축업)집 2층에 세든 정기원씨(28·회사원)방에 20대 청년이 들어가 잠자던 정씨와 부인 박난아씨(26)부부를 길이 30㎝쯤된 식칼로 찔러 정씨를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하고 부인 박씨는 중태에 빠뜨린 뒤 달아났다.
범인은 노씨집 1층 부엌 뒷문을 통해 들어가 아래층 부엌에 있던 식칼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 정씨 부부를 찌른 뒤 2층 바깥쪽 층계를 통해해 달아났다.
범행헌장을 경찰에 신고한 주인 노씨의 조카 조철희씨(24)에 따르면 아래층에서 잠자는데 갑자기 2층에서 『강도야』하는 비명소리가 들려 우산을 들고 올라가 보니 정씨 부부가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채 2층 마룻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피묻은 식칼은 2층 바깥 층계에 버려져있었다.
사건당시 아래층에는 노씨 부부, 조카 조씨 등 4명이 잠자고 있었고 2층에는 정씨 부부가 생후 10개월된 외아들 현진군과 함께 자고 있었다. 현진군은 무사했다.
경찰은 법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부인 박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피해 품이 없는 것을 확인, 원한·치정에 의한 살인이거나 물건을 훔치러 집안에 침입했다가 정씨 부부에게 발각되자 칼을 휘두른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숨진 정씨는 서울 을지로2가 도서출판 인쇄소인 무성사 기획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79년11월 부인 박씨와 결혼, 그동안 서울 상도동에서 세를 살다 지난16일 노씨 집으로 전세금 4백만원에 이사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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