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해왔던 작업과정을 종합 결산한다는 뜻에서 자리를 마련해봤습니다.』 작품『역사의 문』으로 마지막 관전인 제28회 국전 (79년)에서 최후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조각가 한창조씨가 파리에서 일시귀국, 작품전을 열고 있다(25일∼9월3일·선 화랑초대).
출품작은 돌과 브론즈를 재료로 최근 2년간 제작한 50여점. 이중에는 지난 6월15일 귀국이래 도봉산에서 제작한 대작도 20여점 끼어있다.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문」 「글」 시리즈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으나 대작의 경우 시선을 윗 부분에 두고 토템적 요소를 가미한 것은 새로 나타난 변모다.
『외국에 나가니까 「이것이 문이다, 글이다」하고 작품을 설명해야 되더군요. 작품은 어디까지나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신념으로 자신이 택한 소재를 버리지 않고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또 유럽여행에서 얻은 체험을 살려 현대보다도 원시적인 것을 표현함으로써 「인간성회복」이라는 주제를 살려나갈 생각이다.
『파리에선 거의 서너 시간밖에 자지 않고 작업했어요. 조각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앓는다는 것을 다시 느꼈죠. 땀 흘리는 만큼 완숙해지니까요.』 지난 4윌 파리에서 열었던 개인전에서 「서정적」 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전한 그는 『조각을 하다보면 마치 자신이 큰 바위에 매달린 계란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웃기도.
80년 도불, 현대조각의 한 거장인 「세자르」 문하에서 지도 받고 있는 그는 내년엔 이탈리아 카라나에 가서 4년간 본격적인 대리석 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한씨는 9월10일 출국, 파리로 돌아간다. <홍은희 기자>홍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