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인터넷 장애인 종합방송 '희망방송' 강송진 본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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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인터넷 장애인 방송국인 '희망방송'(www.hmn.or.kr)이 '장애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턱이 없는 사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지난달 28일 문을 열었다.

희망방송을 이끌고 있는 강송진(39) 제작1본부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들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이 장애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5년 장애인 및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한 라디오 방송제작에 합류하면서다. 이곳에서 장애인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면서 장애인 재활과 선교 활동에 눈을 떴다고 한다. 강 본부장과 당시 같이 일했던 20여명의 프로듀서(PD).성우.작가들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희망방송을 엮어가고 있다.

"인터넷은 이동에 제약이 많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비장애인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한 곳이고요."

그는 "희망방송이 인터넷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인터넷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희망방송은 영상과 음성을 함께 제공하는 종합방송이다. 영상프로그램에는 '뮤직비디오'와 '6mm 다큐멘터리 세상과 함께' 등이 있고, 라디오 프로그램은 '우리들의 디제이(DJ)'와 '희망동네 사람들' 등이 있다. 그러나 다른 인터넷 방송국처럼 실시간 방송 서비스나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데다 제작이 직장을 갖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자금은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자립지원 사업을 하는 '로이사랑나눔회'에서 대고 있다. 강 본부장은 "앞으로 장애인들을 더 많이 방송에 참여시킬 예정"이라며 "다소 서툴고 어색해도 본인들의 삶을 직접 표현하는 것이니 만큼 어떤 명배우의 연기보다 감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희망방송에서는 시각장애 기독교 음악가인 양남규씨를 비롯, 15명의 장애인들이 라디오 진행을 맡거나 각종 영상 제작물의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 DJ 선발대회나 가요제도 열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장애인 엔터테이너 발굴에도 적극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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