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도입선|다변화에 진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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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의 원유도입선판도가 1년사이에 크게 바뀌어 정부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수입선다변화가 점차 안전권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이번에 중미의 대산유국인 멕시코로부터 하루2만배럴씩 들여오기로 합의함에따라 지금까지 8개국에서 들여오던 원유는 모두 9개국이 됐고 도입물량도 하루55만6천배럴에서 58만6천배럴로 늘어나게 됐다.
원유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던 1년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느낌이 아닐수없다. 특히 종전까지 중동에만 국한되었던 수입선이 중남미·동남아로 크게 늘어나 수급안전이라는 측면에서 큰 뜻이있다.
원유수급은 지금은 좀 완화된 편이지만 언제 또 핍박으로 돌아설지 모르며 장기적으로보아 부족기조엔 변함이 없다.
오는 10월부터 하루 2만배럴씩 들여오게되는 멕시코도 정부와 업계가 그동안 꾸준히 도입교섭을 해온 것이 열매를 맺은것이다. 멕시코는 원유를 단순·판매하지않고 경제협력등 포괄적 협력관계와 관련시켜 석유를 수출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으므로 이번 2만배럴의 도입합의는 위금할때의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뜻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부상하고있는 멕시코과 경협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동안 멕시코 원유를 사기위하여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한국도 지난79년 당시 장례준 동자부장관이 멕시코를 방문, 장유도입을 요청했고 민간상사에서도 꾸준한 막후 교섭을 한결과 멕시코 국영석유페멕스 사장이 직접내한, 원유공급에 정식합의한 것이다.
멕시코는 현재 1백47만2천배럴씩 생산하고있으나 추정매장량 2천억배럴, 가채연수 57년으로 세계제5위의 산유국. 따라서 앞으로 멕시코로부터 원유를 안정적으로 대량도입할 수 있는 길이 틔어 탈중동편중을 모색할수있게 됐다. 뿐만아니라 다른 광물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석유이외의 합작개발도 추진할수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현재 우리나라가 들여오고 있는 원유를 지역및국별로 보면 중동쪽이 사우디아라비아 32만2전, 쿠웨이트 10만, 이란 5만, 중립지대 1만4천배럴이다.
중남미는 베네쉘라1만, 에콰도르 3만, 그리고 이번에 멕시코에서 2만배럴을 들여오게 됐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1만5천, 말레이지아 5천배럴등 동남아가 2만배럴이다. 아직까지 중동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도입선을 더욱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들여오는 원유의 29.7%(16만5천배럴)가 GG(정부간거래)베이스이고 44.2%인 24만6천배럴이 메이저를 통해 들여오며 26%인 14만5천배럴은 일반상사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처럼 원유도입선이 종전의 중동일변도에서 3개지역으로 크게 다변화되고 일반상사의 역할이 커진것은 정부가 79년의 제2차오일쇼크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수입선다변화정책의 결과라고 볼수있다.
당시 정부는 산유국이 GG베이스를 기피하고 또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흑막이 많은 석유거래에 정부가 정면에 나타나기보다는 종합상사를 대신 들여보내 상담형식의 도입을 추진토록 종용했던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 굴지의 각 기업들이 산유국을 하나씩 담당, 각개격파식으로 파고들어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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