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대통령이 '눈 딱 감고' 가실 곳은 광화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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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줄 것으로 요구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석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눈 딱 감고 가셔야 할 곳은 (세월호 유가족이 있는) 청와대 앞 청운동과 광화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에서,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에서, 인천 분향소에서 가장 슬프고 가장 외로운 추석을 맞이하게 될 분들”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또 “답답한 정국 때문에 빠듯한 생활비에 갈수록 비어가는 지갑, 늘어가는 가계부채 등 무엇하나 시원하게 해결해드리지 못하고 추석을 맞아 참 죄송한 마음”이라며 국회에 계류된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된 점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준비하고 있는 민생법안을 설명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 때문에 빈곤층이면서 국가로부터 어떠한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양산되고 있다”며 “기초생활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부양 의무자 기준 완화와 긴급복지 지원법 개정,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빠른 시간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과 일반 민생법안을 분리해 처리하자는 여당의 요구에 대해선 거부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단독으로라도 본회의 열고 (계류된 법안을) 선별처리한다는 뻔뻔한 주장을 했다”며 “세월호법과 일반 90여개 법안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눈 딱 감고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속 시원히 해결되도록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세월호법 통과를 위한 장외투쟁과 민생탐방을 지속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당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6일 서울 천호동에 있는 아동생활시설을 방문하는데 이어 추석 당일인 8일에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함께 광화문에서 열리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합동 차례에 참석한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등 전남 의원들은 추석 연휴동안 진도 팽목항을 지키고, 경기도당 소속 의원들은 8일 오전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할 계획이다. 광화문에서 벌이고 있는 릴레이 단식도 순번을 정해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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