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처음 다니 가슴 벅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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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나흘간 7게임을 치르느라고 너무 힘들었지만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되어 벅찰 뿐이에요.』-l제19회 페더레이션컵쟁탈 국가대합 여자테니스 대회(11월9∼15일·동경)파견 국가대표로 선발된 설민경(21·농협)은 기뻐 어쩔줄 몰라했다.
설 양은 원래 연식정구 선수였으나 78년 농협에 입단하면서 테니스로 전향. 4년만에 이같은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설 양은 홍청영 코치의 권유로 테니스로 바꿨지만 연식정구의 타성이 굳어 처음엔 고생을 많이 했다. 연식정구는 볼을 휘감아 때리는 타법인 반면 테니스는 팔을 뻗어 밀어 치는 것이어서 애를 먹은 것이다. 그러나 때리는 타법으로 인해 이젠 여자선수 유일의 톱스핀이 걸린 드라이브를 구사할 수 있어 덕을 보고있다고.
설 양은 경기 안성여중 1년 때 연식정구를 시작, 안성여고 3년 때는 고교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78년 농협에 들어와 테니스로 바꾼지 3년 만인 80년 실업 3차 연맹전에서 동료 김수옥의 기권으로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올 들어 6월에 실업1차 연맹전 우승을 비롯, 인니 오픈대회에서 복식우승과 단식 준우승 등 늦게 꽃피기 시작한 대기만성형의 선수다.
설 양은 이번 선발전에서도 조은옥 김남숙 한은숙 등 강호들을 연파하고 5승 2패로 동료 김수옥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대우중공업의 김성배 코치는『짧은 볼을 처리하는 발리 등 네트플레이만 보완하면 김수옥과 함께 틀림없이 여자테니스의 쌍두마차가 될 것이다』고 설 양을 칭찬하고있다. 키1m 65㎝, 몸무게 56㎏의 설 양은 안성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설영식씨(49) 의 1남 3녀 중 둘째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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