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지각 관광객들 자연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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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얼마전 영월에 있는 고씨동굴에 갔었다. 많은 세월을 두고 석회암이 지하수에 녹아 석주와 석순을 이룬 동굴은 자연의 신비를 극치로 치닫게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곳에도 인간의 탐욕스런 손길이 뻗쳐있었다.
총유석을 싹둑싹둑 잘라낸 자국이 여기저기에 참담히 널려있었다. 관광지로 개발돼 관리자가 있는데도 이 정도라면 그렇지 못한 곳은 얼마나 훼손이 심하겠는가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허물어져 내리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입으로는 자연보호를 부르짖으면서 손은 엉뚱하게도 개인적인 탐욕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는 몰지각한 일부 국민들 때문에 우리의 환경은 날로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이 강력하게 규제한다고 한둘『열 사람이 한명의 도적을 막지 못한다』는 옛말도 있듯이 먼저 국민들의 자각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오염된 데임즈강을 재생시켜 민물고기가 살수 있도록 노력한 영국의 국민성을 남의 나라 얘기라고만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김동욱<주부·수원시 고등동169의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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