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강나방」 전국확산|42개시·군 천2백ha피해‥긴급 방제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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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가뭄에 시달리다 간신히 숨을 돌린 논에 요즘 멸강나방이 크게 번져 논농사를 괴롭히고 있다.
벼·조·옥수수·목초 등 볏과(미본과)의 잎을 무서운 속도로 갉아먹는 멸강나방은 그동안 가뭄 때문에 잠잠했으나 해갈이 되면서 급속히 번지기 시작, 25일 현재 경남북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42개시·군 1천2백ha에 번져 피해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농수산부와 농촌진흥청은 지난19일 내렸던 멸강나방 주의보 제1호를 24일자로 경보로 바꾸고 각·시도 농정 국장에게 긴급 공동방제를 지시하고 농민들에게도 방제를 당부했다.
농수산부는 만일 2∼3일 안에 긴급방제를 하지 않을 경우 벼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줄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25일 농수산부가 파악한 멸강나방 피해지역은 경기도의 옹진군을 제외한 24개 시·군 전부와 서울·충남의 서산·복산 등 7개시·군 9백1ha, 강원도의 춘성군등 6개 시·군 94ha, 그리고 충북 충주, 전북 옥청, 전남 영암· 영광군등 42개 시·군 1천2백16ha로 나타났다. 이중 논에 발생된 것이 1백80ha, 옥수수 밭이 10·8ha, 제방에 발생된것이 1백1·8ha, 초지가 9백23·7ha이다.
도별로는 충남이 가장 많은 9백1ha이고 경기가 1백48ha, 강원94·4ha, 서울이 34ha로 중부이북의 피해가 많다.
그러나 전답이외에 잔디밭이나 야산에도 멸강나방이 널리 번져 있을것으로 보여 실제 피해면적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속히 손을 쓰지 않으면 앞으로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멸강나방은 애벌레의 사태에서 자라면서 벼의 잎을 갉아먹는데 먹성이 좋아 하루 이틀사이에 잎집만 남기고 모두 먹어치워 순간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 어릴때는 밤낮없이 갉아먹고 어른벌레가 돼서는 밤에만 갉아먹어「밤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으며 갉아먹을때는 마치 누에가 뽕잎올 먹을때처럼 먹는 소리가 날 정도다.
어른벌레의 크기는18m, 알은 1mm정도이고 한번에 20∼30개의 알을 낳는다. 6월중순께에 어른벌레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멸강나방이 적은 면적에 나타났을 때는 잡아죽여도 되나 일단 멸강나방이 발견된 논밭에는 유기인제 1천∼1천5백배액을 3백평당 90∼1백80ℓ씩 2∼3일 간격으로 3∼5차 뿌리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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