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푸대접·방 따로 옮겨" 비관 두 노인 음독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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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자식들의 섭섭한 대접을 비관한 노인들의 자살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18일 하오 7시쯤 시울 갈현동 12의429 이용만씨(64)가 자기집 마루에서 극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부인 이규화씨(62)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씨는 친구 생일 잔치에 초대받아 술을 마시고 돌아와 부인 이씨에게 『친구생일만 얻어먹었지 내 생일엔 대접을 못 했다』고 화를 낸 후 음독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는 평소 고혈압증세가 있었으나 술을 많이 마셔 가족들이 마시지 말도록 말리면 『너희들 속썩이지 않고 깨끗이 죽어버리겠다』며 불만을 털어놓았었다.
▲19일 상오 9시15분쯤 서울 공릉동 220 이수철씨(38·노동)집 건넌방에서 이씨의 어머니 김점례씨(71)가 극약을 먹고 숨져있는 것을 같은 집에 세 들어 사는 백국선씨(29·행상)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 이씨에 따르면 김씨는 그 동안 국민학교에 다니는 손자3명과 함께 안방에서 생활하며 밤늦게 까지 TV를 봐 『애들이 공부를 안 한다』 그 며느리 하삼례(30·우유배달원)와 언쟁이 잦아 지난 17일 자신들이 쓰던 건넌방과 바꾸자 『어른을 건넌방으로 보냈다』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괴로워하다가 이날 아들부부가 일하러 나간 사이 집에 있던 농약을 마시고 숨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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