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상금 빼앗아 마트 장본 교사 불구속 입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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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경찰서는 2일 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학생들의 상금을 가로챈 혐의(공갈 및 횡령)로 경북 구미 A공고 교사 배모(57)씨 등 전·현직 교사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배씨의 부인 김모(56)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접기능부 교사인 배씨는 2012년 9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 동메달을 받은 제자 박모(당시 18세)군 등 3명에게 "내 말을 잘 들으면 대기업에 취업 시켜준다. 선배들 중에 대기업에 취업이 확정됐지만 내 말을 듣지 않아 잘린 사람도 몇 명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의 용접 재료를 구입해야 한다"며 상금 67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11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는 또 다른 학생 4명에게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으니, 우리가 돈을 보관해주겠다"며 통장과 현금카드를 받아 기능경기대회 상금과 기능사시험 관리수당으로 입금된 600만원을 인출했다. 그는 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또 다른 학교 학생 1명에게 용접을 개인교습 형태로 가르치면서 실습재료비 명목으로 400여만원을 여러 차례에 나눠 받기도 했다. 가로챈 돈은 모두 생활비로 사용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카드 대금을 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같은 학교 교사 이모(51)씨 등 4명도 2008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배씨와 같은 수법으로 160만원에서 800만원에 이르는 학생들의 대회 상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관행적인 교사들의 상금 가로채기를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행처럼 오래된 악습으로 보인다. 다른 학교에도 이런 사례가 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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