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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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2년동안「잠 안오는 밤」을 맞으며 꼬박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미국 케임브리지 파프워즈병원의 심장병 컨설턴트 「마이클 베치」박사.
그는 이 병원에서 심장이식수술집도 여부를 결정하는 책임의이다.
모든 환자에게 수술의 기회를 주면 그만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심장이식 수술의 어려움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선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서는 아직 고동을 계속하고 있는 심장을 한 사람의 육체로부터 절제해야 한다.
이식하는 심장은 사람의 것이어야 하고 그것도 사후30분을 넘지 않은 심장이라야 한다. 그 시간이 넘으면 회복 불가능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식했을 때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설령 이식에 성공해도 성공률은 50%에 불과하며, 그것도 얼마만큼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그는 지금까지 심장이식수술 적합 환자로 의사가 진단한 1백60명 가운데 단지 23명에게만「수술가」의 판정을 내렸다. 판정기준은 모호하지만 우선 이식 수술을 하지 않고도 생명을 유지할 기회가 있다고 하면 의무적으로 수술을 거부한다.
이처럼 심장이식문제는 미묘하다. 67년12월3일 남아공화국 캐이프타운의 「크리스티안·바너드」박사가 최초의 성공을 거둔 이후 수백건의 수술이 실시되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최근 일본광도대 의학부의「다구찌」(전구일미) 교수팀은 죽은 사람의 심장을 사망직후 1시간이내에 사체안에 동면시켰다가 무려 2주 후에 이식하는 방법을 개발해 의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아직 송아지 실험에서 성공한 상태라서 장담할 단계는 아니나 만일 인간의 심장에 적용할 경우 제공자의 사망확인과 즉각적인 심장적출이라는 심리적·사회적 거부문제를 많이 완화할 수 있다.
79년에 서독에선 「인체의 기관이직에 관한 법률안」을 놓고 『인간이 부속품공장일수 없다』는 야당과 종교계의 강력한 반발을 받은 바 있다.
그 때문에 심장이식수술에 불불와 같은 동물심장대치방법이 실험되기도 하며 인공심장개발도 진척되고 있다.
특히 인공심장이식수술은 67년 미국휴스턴의 루가병원 「클리」박사에 의해 성공된 이래기술이 많이 발전되고 있다.
최근미국 유타대는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최신식 인공심장이식수술 방법을 개발, FDA에 수술허가 신청을 냈다.
지금까지 보조심장으로 인공심장을 쓴 예는 미국에서만도 1백을 넘지만 완전히 인공심장으로 바꾼 것은 1예가 있을 뿐이다.
인류과학의 최첨단을 달리는 심장이식수술이 인간자신을 호되지않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날이 빨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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