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달픈「기른 정」…눈물 삼키고|결국「낳은 정」품에(의정부 쌍동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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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의정부=정일상 기자】뒤바뀐 아기들이 모두 생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뇌성마비에 걸린 향미 양(구명 민아)의 부모인 유명환(27·의정부시 의정부2동 265) 이정숙(24)씨 부부가 26일 하오 6시40분 의정부성모병원 서무과장실에서 향미 양을 기른 문영길(34·의정부시 호원동 137) 김옥렬(30)씨 부부로부터 향미 양을 받아 집으로 데려감으로써 쌍동이가 뒤바뀐 지 2년5개월만에, 뒤바뀐 사실이 밝혀진지 18일만에 낳은 정 기른 정 시비는 낳은 정으로 매듭 지어졌다.
이에 앞서 유씨 부부가 길렀던 쌍동이 자매 중 둘째인 민아 양(구명 향미)은 25일 밤 문씨 부부가 유씨 부부로부터 받아 데려갔다.
이날 하오 2시 유씨 가족들은 의정부성모병원 서무과장실에서 문씨 측이 향미 양을 데려오기를 기다렸으나 문씨 측이 장소를 바꾸고 입회하는 사람을 제한하는 등 조건을 붙이며 나타나지 않아 유씨가 이에 격분, 소란을 피워 일단 결렬되는 듯 싶었으나 하오 5시30분 향미 양의 이모 이정옥 씨(23·충남 보령군 대천읍 상가아파트)가 문씨 집으로 찾아가 문씨 가족들과 협의해 하오 6시30분 문씨 부부가 향미 양을 데리고 병원에 도착, 양부모가 만나게됐다.
향미 양은 서무과장실에 모인 많은 사람들에 놀란 듯 길러준 어머니 김옥렬 씨의 품을 파고들며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김씨는『향미 양이 건강한 아이가 아니어서 돌려주기가 괴롭다』면서 울먹였다.
이 자리에서 처음엔 25일 있었던 일을 두고 한동안 입씨름이 있었으나 향미 양의 어머니 이정숙 씨가『내 아가야』하면서 향미 양을 품에 안자 모두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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