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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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에서는 강도들이 한국인을 주로 노린다고 한다. 현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공항에서도 때때로 한국인 지갑속의 현금을 보고 깜짝 놀라는 일들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현금 선호경향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수 있다.
현대는 신용거래시대다. 현금을 갖지 않고 볼펜 하나만 가지고 세계 어디에나 마음놓고 여행할 수있다.
현금을 주머니에 가득넣고 다니면 도난이나 분실의 위험도 클뿐더러 국제사회에서 「촌사람」취급을 받게되기 쉽다.
현재 은행중엔 국민은행에서만 실시중인 「크래디트·카드」제를 금융당국은 정차 모든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통장 하나. 크레디트 카드 하나면 어디에 가서건 현금이 없어도 불편이 없는 사회가 올 모양인가.「신용사회」의 첫걸음이다. 그신용사회의 연대적 척도가 크레디트 카드 (신용카드)제다. 카드발행 회사가 카드신청자의 신용과 소득을 확인·보증해서 가맹점과의 위상거래를 책임지는 제도다.
카드를 가진 사람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거나 현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이 크레디트 카드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69년 신세계 백화점이 처음이다.
그후 12년동안에 크레디트 카드발행 회사는 8개로 늘고 가입회원도 40만명에 이르고 있다.
78년엔 처음으로 해외여행자 신용카드의 이용이 허용되기까지 했다.
선진국들은 크레디트 카드제를 일쩍부터 사용 생활속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되었다.
미국은 1900년 몇개 백화점·호텔등이 단골손님의 편의를 위해 이제도를 창안해 소규모로 사용했다. 처음엔 역시 신분이나 지위를 상징하는 뜻이 더 컸다. 요즘은 식품·자동차·주택에 까지 확대되었고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카드 소지자는 편의를 받고있다. 아메리컨 익스프레스등 4개 크레디트사에 가입된 회원은 무려 1억4천4백만명으로 미국시민의 5분의4나 된다. 연간매출액도 4백억달러다.
일본도 l959년부터 이제도가 실시되었으며 76년현재의 회원은 7백20만명, 연간매출액은 6천억엔이다.
우리도 지난12년간 장족의 발전을 했으나 아직은 제한되어 있다. 현금 선호경향이 유다른데다 은행거래가 일상화·일반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용은 이제 백화점 거래의30%를 정하고 있지만 미국의 80%나 일본의 50%수준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정부의 종합대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신용사회」로 가는 길은 좀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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