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준씨 유작시조 발견 백제 예찬한 천백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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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 타계한 부여박물관장 연재 홍사준씨의 시조가 발견되어 화제다.
『낙화암숙견』 『부소산모우』 등 홍씨의 시는 백제의 옛 지명을 살리고 백제문화를 예찬한 것이었다.
홍씨는 이들 시조를 『서심초』란 시조집(펜으로 써서 엮은 수제본)으로 묶어 두었는데 1945년부터 지난 73년까지 쓴 1천1백27수의 평시조가 실려있었다.
이 시조집은 홍씨의 제자인 부여군 문화재 전문위원 임병고씨(44)가 최근 연재의 2남 재선씨(37·대전동아공고교사)와 함께 유고를 정리하다 발견했다.
일련번호가 매겨진 시조 중에는 백제문화에 관한 것 뿐아니라 「스탈린」 사망기사를 보고 쓴 것, 벼룩을 잡으면서 쓴 유모러스한 것도 있어 내용이 다양하다.
한편 부여군에서는 오는 23일 1주기를 맞아 연재가 세운 금성산 로터리 백제문화비 옆에 그의 시조비를 건립키로 했다. 『서심초』 속에 있는 그의 시조 2편을 소개한다.

<부소산모우>
부소산 해가지고 첫봄비는 어두운데
나루턱 건너편엔 갈대밭이 우거져라
어찌다 길손님네는 시름겨워 하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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