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소신 밝혔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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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당의 한 고위간부는 정당대표의 기조연설을 다들은 남덕우 국무총리가 첫 날 답변서두에 종합적인 소감을 한마디도 말하지 않은 게 다소 아쉬웠다며 『구시대와 새시대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확고한 소신을 피려했어야 했다』고 지적.
이 간부는 현 내각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국민에 의해 평가 받는게 좋을 것 같다』는 남총리의 우회적인 답변보다는 당당하게 개혁의지를 추진하는 내각이라고 밝혔으면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워했다.
김진배 민한당 대변인도 정부측 답변은 매우 정중했지만 대단히 불성실한 내용이라고 비판.
반면 이종찬 민정당 총무는 질문·답변을 평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지만 비교적「수준급」이라고 했고, 이간진 국민당 총무는 총리가 학자출신이라 박력은 없지만 답변내용은 상당히 소상한 것 같다고 평가.
그러니 고재청 민한당 총무는『정부측 답변태도가 유감스럽게도 이 국민당 총무의 의견과는 같지 않다』면서도 자신의 적극적인 논평은 유보.
정당대표나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각당이 아전인수 식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이민지 당총무는 이재철 대표연설이나 김용태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매우 훌륭했다』, 타당발언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인기발언의 기미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고 논평.
이 국민당 총무는『3당대표의 연설이 모두 좋았지만 이만섭 국민당 부총재의 연설이 가장 좋았다고 국민들이 그러더라』고 8일 열린 총무회담석상에서 자랑.
민정당 측에서는 국민당 연설보다는 유치송 민한당 총재의 발언내용을 보다 심각하게(?)받아들이는 눈치.
유총재가 표현은 부드럽게 했지만 사실상 짚고 넘어갈 문제는 모두 언급했고 이를「교두보」로 한 발언 수위의 에스컬레이트가 우려된다는 것.
○…『새 정치에 여야는 없다』『집권당도 정부를 엄호만은 않겠다』는 다짐이 민자당에서 많았지만 대 정부질문에선 역시 정당간의 편차가 뚜렷.
대체로 경제문체나 일반정책에 있어서는 당차라기보다는 발언한 의원의 개인차로 나타났지만 3·25총선 평가나 개혁 등 정치본질 문제에서는 당차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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