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훈장 동백장 받는 노인복지 유공 이규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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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대째 노인복지사업에 힘쓴 공로로 「어버이날」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이규학씨(65·충남천안시신부동328)는 『부조의 가르침을 따랐을 뿐 별다른 한 일도 없는데 과분한 명예를 안았다』고 겸손해했다.
이씨가 이사장직을 맡고있는 사회복지법인 청운양로원은 이씨의 할아버지 이윤영씨가 1928년 설립한 우리 나라 최초의 양로원.
이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난 56년부터 25년 동안 무의무탁한 노인들을 돌보는 이 양로원을 사재로 운영해왔다.
청운양로원은 원래 서울 청운동에 있다가 60년 현재의 세검정(서울 종로구 구기동218)으로 옮겼다. 야산을 포함한 6천1백3평의 대지에 식당·사무실·숙사 등 7동의 건물(2백30평) 등 모범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수용된 노인은 모두 1백4명. 65세 이상 92세까지의 의지할 곳 없는 할머니들이 이씨의 도움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있다.
할머니를 돌보는 직원은 6명. 원장 일을 이씨의 친동생 이규삼씨(64)가 직접 맡아보고 있다.
이씨의 직업은 약사. 천안에서 동광 약국을 경영하면서 그 수익금을 전액 양로원에 투입해 오기를 25년째다.
한 달에 2∼3번 서울에 올라와 할머니들의 식사·숙소·여가활용까지 자상하게 살피는 이씨는 『노인문체는 80년대의 과제이며 전통적인 경로사상의 앙양만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고 역설한다.
『사람은 누구나 늙게 마련인데 노인들의 어려움·외로움을 조금 더 관심 갖고 들어주는 마음씀이 곧 자신의 노후에 대한 보장이라는 간단한 사실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면서 『노인을 돌보다보니 나도 어느새 노인이 됐다』고 이씨는 너털웃음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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