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스시장을 노려라"|석유메이저 진출경쟁|86연이후 연간규모 7천억원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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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석유 메이저가 몰려오고 있다. 가스사업이라는 황금시장을 노리고 있다. 86년께엔 우리나라 가스시장규모가 연간 10억달러(약7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걸프」가 서울사령탑을 폐쇄한 이후 영국의 BP(영국석유)와「셸」이 한국상륙을 위해 정부와 국영·민간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종합상사인「닛쇼오이와이」(일상암정)와 함께 국내 가스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으며 에너지사업 전망에 대한 분석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BP는 정우개발의 자회사인 대성에너지와 합작, 내년까지 전남여천삼일항에 완공하기로 한 1백만t 규모의 LPG (액화석유가스)수입기지 건설에 참여하기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BP의 합작비율은 30∼49%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최근 가스담당이사 등 임원들을 한국에 파견했으며 이들은 가스공급과 기지를 건설하는데 따른 자체계획을 동력자원부에 설명했다.
주한영국대사관은 BP가 한국의 가스사업에 직접투자하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석유와 석탄 공급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7대석유회사의 하나이며 반관반민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영국의 BP는 70년대 북해에서의 원유·가스탐사와 생산수송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에너지부문에 참여할 것을 처음 시도하고 있다.
BP는 우리나라 1억달러 규모의 LPG수입기지건설이외에 「인도네시아」 또는 중동으로부터 1년에 75만t 정도의 LPG를 직접공급해 줄 것을 제의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기업이 LPG사업에 참여할 경우 주식비율이 50%미만이어야하며 가스의 장기안정공급원이 확실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작년 경제장관협의회에서 의결한 바 있기 때문에 BP의 한국상륙에 큰 장애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BP는 오는 26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통상사절단의 일행으로 「인그럼」기술조정관을 파견할 예정이다.
역시 7대석유회사의 하나인 「셸」은 우리나라의 LNG (액화천연가스) 수급전망과 효용성에 관한 5백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석보고서를 최근에 작성해 주목을 끌고있다.
현대와 함께 가스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해 왔던「셸」은 작년말부터 다시 한국석유개발공사와 함께 미래의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있는 가스수급형태를 분석해왔다.
정부는 LNG사업에 필요한 총 소요자금을 29억달러로 잡고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최대의 프로젝트다.
정부는 이것이 워낙 방대한 자금이 소요되므로 우선 경기도 평택에 7억5천만달러를 들여 수입기지부터 건설할 계획이다.
「셸」이 구체적으로 LNG사업의 어떤 부문에 참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셸」은 지난 72∼75년에 대륙붕 제6광구에서 3회에 걸쳐 석유를 시추했었으나 경제성있는 기름을 발견하지 못해 유정을 폐쇄하고 절수했다. 현재는 극동 「셸」(주)에 참여, 윤활유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이 소비하는 가스의 50%이상 (연8백만t)을 공급하고 있는「닛쇼오이와이」도 국제석유회사 못지않게 가스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닛소오어와이」의 서울지점장 「네고로·가즈스지」씨는 『「우에다」사장 등이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에 진출할 것을 희망해왔다. 우리는 가스생산과 수송 등에 많은 기술과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적격일지도 모른다』 고 말했다.
국제석유회사들이 우리나라 가스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자체기술과 자본이 없고, 국내 가스가격이 국제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 수익전망이 밝다는데 있다. 또 정부가 장기에너지정책으로 탈석유를 강화, 81년부터 86년까지 사이에 가스사용증가율을 연 44.5%로 높인다는데 큰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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