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삼일천하」쿠데타|물가고가 원인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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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일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1일 일어난 태국의 군사쿠데타뒤엔 심각한 물가고와 경제난이 도사리고 있었다.
「산트」장군이 이끈 쿠메타군의 궐기성명 제l호는 물가억제와 민생안정이었다. 오일쇼크때문에 비산유개발도상국들이 물가고를 심하게 겪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태국이 무척 심했다.
서민층과 가장 친근한 화폐는 동전 「바트」. 이바트의 값어치가 최근 2, 3년사이 급격히떨어졌다.
공식환율로는 1바트는 약 34원.
그러나 1바트짜리동전 1개로 살수 있는것은 구슬 3개. 연필한자루, 작은 성냥1통, 낱담배 2개비정도다.
작년4월에는 1바트로 연필 3자루를 살 수 있었으니 1년동안 바트의 값어치는 3분의1로 떨어진 샘이다.
태국정부는 지난 2월 국제원유값 인상을 이유로 수도 「방콕」의 공영버스 요금을 1바트에서 2바트로 1백% 올렸다6
『연료비·인건비가 올라 하루에 2백만바트의 적자』라는 수도민 수송공사의 요금인상 요구를 받아들여 새 버스요금은 첫10㎞에 2바트, 그후 10㎞마다 1바트씩 더 받도록 했다. 4백만 「방콕」시민중 버스를 이용하는 인원은 약2백만명.
이버스요금 인상은 즉각 시민과 학생들을 자극시켜 19개 대학생연맹이 가두데모를 벌였고 각종진정단이 「프램」 수상에게 버스요금 인상철회를 요구했다.
「서민의 비명」이 한창인때 설상가상으로 「프램」내각은 유류 「스캔들」에 휘말렸다.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석유도입을 둘러싸고 하원 제1당과 2당이 서로 이권투쟁을 하다 내각이 총사퇴했다.
데모대의 요구는 더거세졌고 「프램」수상은 결국 버스요금을 첫10㎞에 l·5바트로 내리라는 학생측 요구를 받아들었다.
학생연맹은 승리의 개가를 불렀고 사회도 일단은 안정된듯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l바트때문에 흔들린 「프램」정권이 과연 언제까지 연명될지 의문시하기 시작했고 그래서「방콕」의 공기는 어느새 연례행사격인 쿠데타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였다는 얘기다. 「산트」장군은 바로 이같은 분위기를 직감, 「물가억제와 민생안정」을 궐기공약으로 내건 쿠데타를 일으켰던 것이다.
쿠데타소동이 수습되자 태국정부는 이번엔 우편요금과 전기요금을 각각 66%, 17% 인상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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