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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버스 희생자 한 명, 4㎞ 떨어진 바다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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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6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사무소 에 집중호우에 떠내려 온 SUV차량이 위태롭게 걸려 있다. 이번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장안읍에서는 육군 53사단 장병들과 공무원 등이 복구 작업을 도왔다. [부산=송봉근 기자]

25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집중 호우로 모두 6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또 이재민 1200여 명이 발생하고 자동차 2000여 대가 침수 피해를 봤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시내버스가 급류에 휩쓸린 사고와 관련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합동대책본부는 26일 “버스 블랙박스 영상과 버스 회사에 보관된 백업 영상을 확인한 결과 기사를 포함해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버스가 수몰되기 직전 1분간의 영상이 담겨 있다. 처음 20초는 버스가 제방도로를 따라가는 장면이다. 이어 물에 빠진 뒤 놀란 승객들이 운전석 쪽으로 황급히 움직이는 모습이 나온다.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버스 운전기사 정모(52), 박모(40)·이모(33·여) 부부, 김모(20·여), 또 다른 이모(63·여)씨와 신원을 알 수 없는 50대 여성 한 명 등일 가능성이 크다. 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대학생 안모(19)양의 시신은 전날 인양됐다. 또 김씨의 시신은 이날 사고현장에서 3.7㎞ 떨어진 진동만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가족이 폭우가 내릴 때 사고 버스를 탔다고 연락을 받았거나 평소 이 버스 노선을 자주 이용했지만 사고 직후 연락이 끊겼다”며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신고된 사람과 탑승자가 일치하는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구조대는 사고현장 인근과 진동만 일대에서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시내버스가 평소 다니던 도로가 물에 잠기자 길을 바꿔 덕곡천을 따라가는 제방도로로 우회하다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 신고자인 최모(49·여)씨는 경찰에서 “제방도로에 버스가 정차한 후 버스기사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50대 여자 한 명이 내려 주변을 둘러봤고 잠시 후 다시 탑승해 약 2~3m를 가다가 하천으로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악천후 속에서 운행을 강행한 버스 회사의 과실 여부도 살피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4명이 죽고 1명이 실종됐다. 또 이재민 806명 가운데 270여 명은 마을회관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과 경남 창원시에서도 주택 침수로 이재민 400여 명이 발생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부산과 경남 등에서 모두 2000여 대의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번 폭우에 부산지역 곳곳에 설치된 빗물 저류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부산대 운동장 지하에 만들어진 빗물 저류조(용량 2만2600t)는 폭우가 내린 지 한 시간여 만에 물이 가득 찼다.

 침수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민·관·군이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부산에서는 5000여 명이 물에 잠겼던 주택과 상가에서 가재도구 등을 씻고 정리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이재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장군을 찾아 “부산시 기장군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창원·울산=황선윤·위성욱·차상은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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