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간장이 식생활의 바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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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일본·중국 등 식사 때 젓가락을 사용하는 나라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아시아」의 식문화』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지난달 27, 28일 이틀동안 일본 동경에 있는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이 심포지엄에 한국에서는 이성우 교수(한양대) 황혜성(성대)교수가 참가, 동「아시아」지역 식문화의 공통점과 독자성 등을 확인했다.
한국·일본·중국 3국은 연중행사와 그에 따른 음식물이 비슷하고 같은 음력을 쓰고 있으며 된장이나 간장 등 발효식품을 식생활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으로 드러났다.
한국 식물사에 대해 강연한 이 교수는 한국에서 한동안 차 마시는 법이 없어진 때가 있으며 또 육식도 불교로 인해 한동안 쇠퇴했다가 부활한 것이라고 발표, 주목을 끌었다.
원래 한국에서는 삼국시대 때부터 차를 재배해왔고 불교사찰에서 이를 재원으로 삼기도 했다. 때문에 다도문화의 개화가 있었는데 14세기 이조에 들어와 불교세력의 배제를 위해 차 문화마저 없애고 말았다는 것.
한편 육식은 불교 최성기인 고려 때 쇠퇴하고 말았으나 원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유목민의 식생활을 받아들여 다시 육식문화가 성숙되었다고.
한국음식은 삼국통일 때부터 독특한 스타일을 갖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면 중국에는 송이가 없다. 그러나 한국에 있는 적송의 뿌리에서 송이가 돋아 나와 이것을 식용으로 토속화시켰다. 또 미 대륙의 고추가 일본을 통해 전래된 이후에는 이것을 김치를 비롯한 많은 요리에 도입하여 영양학적으로도 균형 잡힌 한국음식의 전통을 확립하게되었다.
일본대표로 나온 「요시까와·세이지」(길천성차·농림수산성 식품종합연구소 분석영양부장)씨는 현재 일본의 식생활이 국제화되고 다국적이라 알려지고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해양민족의 기호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의에는 한국의 이·황 교수를 비롯해 중공의 홍광주(중공과학원자연과학사연구소 연구원), 일본의 판구근일낭(일본학사원회원)·길천성차씨 등 세 나라에서 7명의 대표가 모여 강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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