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수난·시행착오 다신 없어야"|민한 원내총무 고재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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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가 능률만을 내세워 의회정치의 본래 기능인 정부에 대한 비판능력을 상실한다면 그 존립가치가 없어진다』
81명의 대규모 병력을 인솔하는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임명된 고재청씨는 의회기능에 관해서는 다부진 제1성을 꺼내면서도 5·16이후의 정계개편을 거쳐 구성되는 이번 제11대 국회의 특수성 때문에 장래 행동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착잡한 것 같다.
『새 시대 새 정치를 표방하는 정부의 의지와 자세를 파악한 연후에 야당으로서의 대책을 수립하겠다』
유신직후 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해 10대 당선 1년 반 만에 국회해산을 경험하고 입법회의의원을 거쳐 오늘에 이른 고총무 로서는 정리하고 살펴 볼 일들이 많다.
『10대까지 우리 국회가 겪어야 했던 온갖 수난과 시행착오는 11대국회를 기점으로 종식시켜야 하겠다』고 야당 스스로의 반성에도 인색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당의 태도여하 라는게 그의 주장.
『민정당의 이종찬 총무가 초선이라는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상대가 어떤 사람이냐는 것보다는 다수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소수당의 의견을 얼마나 존중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국회운영방법에 관해 고 총무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여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소수당을 끝내 설득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때에는 아량을 보여 양보하거나 정 안되면 표결할 것이지 결코 강압은 없어야한다』 고 강조한다.
원구성을 위한 개원국회 후에 임시국회가 다시 열리면 3· 25 총선거에서 파악한 민의와 공약, 그리고 국민의 요망을 국정에 반영시키는 일이 그가 생각하고 있는 첫번째 임무라고 한다.
특히 고 총무는 『부가세법등 유신국회에서 잘못처리한 법과 문화보호법·청소년 연맹에 관한법등 입법회의에서 졸속처리한 법의 정비·개정·폐기작업도 당내 해당기구와 협의를 거쳐 원내에서 전개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5남2여중 4남인 고씨는 둘째형이 대법관을 지낸 고재호 변호사, 세째형이 광주 고법판사였던 고재량 변호사이며 전주지법 부장판사인 고중석씨가 조카인 법조인집안. 담양산 서울상대는 유치송 총재와 동기동창. <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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