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분산」작전이 적중|민정압승의 총선 득표성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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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5공화국헌법아래 처음 실시된 제11대 국회의원선거의 특징은 민정당의 완승과 이에 따른 여촌야도 현상의 해소, 신인의 대거진출등을 꼽을수 있다.
민정당은 제주와 해남-진도 단2개지역에서 에러를 냈을뿐 거의전지역에서 전승을 거뒤 지역구 90석(무투표당선 1석포함)을 차지, 제1당의 자리를 확고히 했으며 전국구의석 61석을 배분받게되어 원내 과반수 1백38석을 13석이나 초과하는 1백51석을 확보함으로써 원내안정세력으로 새국회에 임하게 됐다.
민정당이 기대이상의 압승을 거둔것은▲10·26%이후 계속된 정치적 혼란에서 벗어나려는 국민들의 안정기대감과 전두환대통령이 직접 39개 지역을 돌며 원내안정세력유지의 필요성을 역설한 노력이 서로 맞아 떨어졌다는 점▲민정당의 각종 정책발표를 행정부가 뒷받침함으로써 이뤄진 당정협조와▲단합대회·교육등을 통해 다진 민정당의 강력한 조직력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거종반에서 전행정력을 동원해 금품살포등을 저지한것도 민정승리의 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정당은 의석수에서뿐 아니라 득표율에서도 35.8%로 최고를 기록했고 서울 종로-중구를 비롯한 71개지역에서 금메달 당선을 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압승을 거뒀다.
특히 서울 14개지구중 11개지역에서 1위당선을 함으로써 여당이 대도시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완전히 깨버렸고 경기·충북·전북에서는 전원이 금메달당선을 했다.
5·16직후 공화당이 1백31개구에서 88명이 당선됐고 득표율 33.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성공적인 스타트라고 할 수 있다.
민한당은 장담했던 70석에는 훨씬 못미치는 57석에 그쳤지만 결쿄 비관적인 숫자는 아닌 것 같다. 야당정통성을 놓고 시비하던 민권당이 2석에 그친데 반해 전국구 24석까지 합쳐 81석으로 제1야당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야당의 법통을 주장할 수 있게됐으며 이번 선거에서 여전히 두드러진 국민의 양당제 선호경향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하겠다.
당초 10석정도를 겨냥했다가 나중에 23석가지를 기대했던 국민당은 18석을 얻었지만 전국구배분의석 7석을 더해 원내 단독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5석을 획득함으로써 일단 만족할만한 결과로 보인다. 국민당은 당 요직에 있던 구공화 거물들이 대거 낙선하고 유정회와 신진인물들이 당선됨에 따라 정당의 「색깔」에 변화가 올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 후보자를 냈던 정당은 모두 12개였다. 그중 민정·민한·신정·국민외에 민권·민사가 각2명, 민농·안민이 각 1명씩 당선자를 냈다.
민정·민한공천자가 나란히 당선된 지구는 57개구로 민한당당선자는 모조리 민정당후보와는 동반당선을 한셈이며 다만 제주와 해남-진도만은 나란히 낙선을 하여 주목된다.
10대 총선때의 경우 공화·신민당의 동반당선지역이 53개지구(선거구77개중)였던것과 비견된다.
1백5명이 출마한 무소속후보중 11명이 당선돼 당초 6∼7명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은 넘었지만 당선율은 10%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무소속이 예상외의 호조를 보인 데는 정책대결보다 인물중심으로 흐른 이번선거의 전반적인 풍토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 구정치인의 퇴조와 신인의 등장은 특기할만하다.
55명이 출전한 10대의원중 40명이 당선됐으나 국민당에서 정희섭(서울동작) 양찬우(부산동래) 김재홍(부산남-해운대) 이기종(정읍-고창) 한갑수(제주-광산) 김영병(양산-김해)씨 등과 민한당에서 김위섭(춘천) 조규창(조정) 이운연(함평)씨등 10여명이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그반면 신인들은 1백84명의 지역구당선자의 71.2%나 되는 1백31명이 당선, 새로운 정치세대로 부상하게됐다.
신인들 가운데는 실업계출신이 다수이며 통대출신도 10명선에 이르고 있다.
민정당의 개혁주도세력인 권정달사무총장(안동-의성) 이종사무차장(종로-중구) 권익현씨(산청-거창)등이 모두 압도적인 다수표를 얻었고 고박정희대통령의 큰조카 박재홍씨(구미-질곡) 배우 이대엽씨(성남-광주)가 의정단상에 등장하게됐다. <김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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